이정섭·이용녀·장기용, 연극 '오거리 사진관' 성공적 첫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극 '오거리 사진관'(프로듀서 박우화 연출 한윤섭)이 17일 첫 서울공연을 올렸다.

2012년 한국 문화예술위원회 창작 활성화지원작으로 선정됐고, 제27회 경남 거창 국제 연극제 금상 및 희곡상 수상(2015)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 받았던 연극 '오거리 사진관'은 작가이자 연출을 맡은 한윤섭의 섬세한 연출과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연극 '오거리 사진관' 역시 평범한 가정에서 치매에 걸린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어머니의 그리움과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 가족을 섬세한 대사를 통해 현재 우리 가정이 겪어 왔던,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펼쳐갔다.

'죽은 아버지가 살아 돌아온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통해 어머니의 꿈(상상)과 현실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대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을 맞이하여 무대 위 연기자들과 함께 웃고 즐기고 마음 졸이면서 관객들은 '가족의 사건'에 몰입했다.

별도의 세트 전환 없이 한 공간에서 두 가지 극적 구성을 넘나들며 관객들은 어머니가 되기도 하며 자식들이 되기도 했고, 이를 통해 치매라는 병의 심각성은 물론 우리 가족의 모습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시작과 끝에 중요한 극적 장치를 맡고 있는 사진사/연주보살 역에는 최근 위암 회복 후 연극 첫 복귀작을 맞이한 이정섭이 맛깔 나는 연기로 장식했다. 극 전반을 오가며 그리움과 안타까움, 반가움까지 다양한 감정을 넘나드는 어머니 역은 최근 '힙합의 민족'에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 바 있는 이용녀, 어머니의 꿈 속에서 예고한 것처럼 죽었다 살아 돌아와 극의 중심 사건을 이어가는 아버지 역할은 굵직하고 따뜻한 연기로 많은 작품에서 활동했던 장기용이 감동적인 무대를 채웠다.

관객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감정을 느끼며 극에 몰입했다. 극이 끝나고 감동의 여운이 남아 관객들의 박수는 한 동안 끊이질 않았다.

연극 '오거리 사진관'은 오는 9월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사진 = 연극 '오거리 사진관'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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