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 호투’ SK, 김광현 휴식과 승리 모두 챙겼다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문승원의 호투로 SK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문승원(SK 와이번스)은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이 7-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3승에 성공하는 순간.

원래 이날은 문승원이 아닌 에이스 김광현의 등판 차례였다. 김 감독이 로테이션을 갑작스레 변경하게 된 배경은 이랬다. 김광현은 지난 23일 인천 LG전에서 완투승을 거뒀다. 9이닝을 온전히 소화한데다 올 시즌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은 그였기에 체력 안배가 필요한 상황.

김 감독은 “김광현이 올스타전 휴식기까지 3번 더 등판할 수 있다. 그러나 3번 등판을 휴식과 함께 효율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휴식을 좀 더 주기로 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는 개념이 아닌 휴식일을 좀 더 주는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대로 김광현이 이날 나섰다면 향후 7월 5일과 10일에 등판해야 한다. 올스타전 휴식기가 7월 15일부터 18일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10일 등판에 이어 무려 8일 휴식 후 후반기에 나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광현은 7월 1일 금요일 잠실 LG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7월 7일과 13일에 등판을 가진 뒤 5일 휴식 후 후반기가 시작되는 7월 19일부터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다. SK 입장에서는 김광현에게 휴식을 주면서 후반기를 에이스로 시작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리게 되는 셈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이 모든 계산은 문승원의 활약 여부에 따라 빛날 수도 혹은 무리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승원은 5이닝 1실점의 호투로 감독의 계획과 믿음에 모두 보답했다. 지난 5월 10일 두산전부터 시작된 5경기 연속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호투였다.

총 투구수 84개 중 스트라이크가 53개(볼 31개)로 안정적이었고 최고 구속 149km의 직구(41개)를 바탕으로 슬라이더(25개), 커브(7개), 포크볼(11개)을 곁들여 kt 타선을 자유자재로 요리했다. 무엇보다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 부분이 주효했다. 장타도 단 한 방밖에 맞지 않았다.

문승원의 호투로 에이스의 휴식과 승리를 모두 쟁취한 SK의 흐뭇한 한 판이었다.

[문승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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