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성흔 1군복귀, 진정한 기대효과는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홍성흔이 돌아왔다.

전격적이었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내야수 최주환을 1군에서 제외하면서 홍성흔을 올렸다. 홍성흔은 3월 13일 시범경기 창원 NC전서 내야땅볼을 치고 1루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에 부상했다. 재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개막엔트리에서 빠졌다.

4월 8일 고양 다이노스전부터 퓨처스리그서 꾸준히 활약했다. 16경기서 47타수 17안타 타율 0.362 7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홈런을 치지는 못했다. 그래도 2루타 4개를 치며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오른손 대타요원

두산은 확실한 오른손 대타요원이 부족했다. 오재일이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했다. 박건우와 김재환이 번갈아 좌익수로 출전했다. 그런데 닉 에반스가 1군에서 제외되면서 박건우와 김재환이 동시에 선발 출전하는 케이스가 늘어났다.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다. 박건우가 지난달 28일 잠실 SK전서 박정배의 투구에 꼬리뼈를 맞아 컨디션이 악화됐다. 그는 벤치에서 대기할 경우 오른손 대타요원. 그러나 대타에 특화된 스타일은 아니다. 이 부분을 왼손타자 최주환이 보완해왔다. 그는 팀 사정상 지명타자가 아니면 선발 출전할 방법이 없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았다. 그러나 오재일, 김재환의 동반 맹타에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타격감이 떨어졌다. 홍성흔 대신 2군에 내려갔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강력한 오른손 대타요원을 얻었다. 홍성흔은 지난해 부진했다. 그래도 여전히 일발장타력을 갖고 있다. 복귀전서 위력을 드러냈다. 5-3으로 앞선 6회초 1사 1루 상황서 대타로 올 시즌 첫 타석을 맞이했다.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역시 5-3으로 앞선 8회초 2사 2,3루 상황서 우월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한 방.

▲향후 경쟁구도는

김태형 감독은 홍성흔을 두고 "대타로 쓸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한번 제대로 해봐야지"라고 덧붙였다. 홍성흔은 올 시즌을 끝으로 두산과의 FA 계약이 끝난다. 불혹에 접어든 상황.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과 절실함이 크다.

김재환이 제한된 기회서 잇따라 장타를 터트리며 점점 선발출전기회를 늘려간 케이스다. 홍성흔도 기존 지명타자 요원들과 주전경쟁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김 감독이 홍성흔에게 부활의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면 애당초 1군에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박건우가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홍성흔이 1일 광주 KIA전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박건우와 김재환이 자연스럽게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다. 즉, 홍성흔이 대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곧 두산 내부의 건전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홍성흔의 부활 여부다. 그는 지난해 생애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제한된 기회서 존재감을 발휘해야 팀 내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후배들에게 건전한 위기감을 안겨줄 수 있다. 올 시즌 두산 야수진 구성상 김 감독은 홍성흔에게 지난해처럼 무한한 기회를 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홍성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