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첫 150km 이상 때려 장타 날렸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필드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한국인 타자 중 가장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상적인 모습도 여러차례 선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초반에 비해 눈에 띄게 삼진 숫자가 줄어 들었다.

장타력은 명불허전이다. 이날 전까지 박병호의 타율은 .216에 그쳤지만 장타율은 .490에 이르렀다. 11개 안타 중 홈런 4개, 2루타 2개 등 장타 비율이 절반을 넘었기 때문.

아쉬움은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때려 나온 장타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홈런 4개 중 2개가 슬라이더, 1개는 커브였다. 다른 1개는 패스트볼이었지만 90마일(145km)짜리로 KBO리그에서도 언제든 볼 수 있는 구속이었다.

2루타 역시 다르지 않았다. 2개 가운데 1개는 92마일짜리 싱커, 다른 1개는 87마일짜리 체인지업이었다.

지난해까지 박병호와 동고동락한 염경엽 감독은 지난 19일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염 감독은 "스피드만 따라가면 될 것 같다"며 "강속구 투수가 나오면 93(약 150km)~95마일(약 153km)짜리 공들이 파울이 되면서 카운트가 불리해진다. 그리고 변화구가 오면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93~95마일짜리 공에 타이밍을 맞히면서 뜬공이나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나온다면 그 이후에는 홈런 등 좋은 타구들도 나올 것이다. 그 타이밍만 잡힌다면 더 좋아질 것이다. 지금은 적응기다"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의 말 이후 열흘 정도가 지났다. 그리고 드디어 염 감독,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모습이 나왔다. 박병호는 2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클리블랜드 선발 코디 앤더슨의 공을 받아쳐 중월 2루타를 날렸다.

94마일(약 151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중견수 키를 훌쩍 넘을만큼 제대로 맞힌 타구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연타석 2루타도 의미있었지만 박병호로서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받아쳐 큼지막한 장타를 날린 것에 더 의미를 둘 수 있었다.

삼진 줄이기부터 강속구 때려 장타 날리기까지. 메이저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 박병호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병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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