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안타로 멀티히트' 김현수, 이제 판단은 볼티모어 몫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결과는 좋았다. 이제 이 모습을 벅 쇼월터 감독과 구단이 어떻게 봤느냐가 문제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멀티히트를 때렸다. 김현수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캠든야즈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9번 타자 좌익수로 나서 3타수 2안타 1득점을 남겼다.

시범경기를 21타수 무안타로 시작한 김현수는 이후 연속경기 안타를 때리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갈수록 입지가 좁아졌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사용하며 가까스로 25인 로스터에 진입했지만 이날 전까지 팀이 치른 4경기에서 교체 출장도 하지 못했다.

시범경기 때 김현수의 성적은 17경기 타율 .178(45타수 8안타) 2타점 3득점. 1할대 타율도 문제였지만 더 아쉬웠던 것은 타구질이다. 안타를 비롯한 타구들 대부분이 땅볼이었다. 시원스럽게 정타로 맞은 안타는 보기 드물었다.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김현수는 2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를 상대로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로 몰렸다. 3구째 높은 공이 오자 힘차게 휘둘렀지만 타구는 3루수와 투수 사이로 힘 없이 굴렀다.

오도리지가 잡아봤지만 이미 송구하기에는 늦었다. 덕분에 메이저리그 데뷔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는 세 번째 타석에서도 아라스모 라미레즈를 상대로 2루수 땅볼을 때렸다. 평범한 타구였지만 상대 시프트가 걸린 상황에서 2루수쪽에 있던 유격수 브래드 밀러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그 사이 김현수는 1루를 밟았다. 공식 기록은 내야안타가 됐다.

결과는 멀티히트. 하지만 타구질 자체는 이날도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필요도 없다. 누구나 긴장할 법한 메이저 데뷔전에서 삼진을 한 개도 당하지 않고 힘찬 스윙을 휘둘렀기 때문. 비록 빗맞은 타구이기는 했지만 2스트라이크에서도 허무하게 돌아서지 않았다.

이제 판단은 쇼월터 감독과 볼티모어 몫이다. 이날 김현수의 모습을 어떻게 봤느냐에 따라 출전 기회가 점차 늘어날수도, 아니면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

[김현수.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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