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안정환, 설 연휴에 정점 찍은 '안느님' 예능감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안정환의 예능감이 설 연휴에 정점을 찍었다.

안정환은 9일 MBC 설 특집 '미래일기'를 통해 2055년 80세의 노인으로 분했다. 80세의 노인의 얼굴이 된 안정환은 거울 앞에서 한 참이나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만지고, 쭈글쭈글해진 손을 바라보며 "이거 참 이상하네"라는 말을 계속 했다.

"실제로, 말도 행동도 느려진다. 이거 정말 이상하다"라고 미래 자신의 모습에 몰입한 안정환은 미션대로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독거'라는 설정에 "왜 하필 독거야"라고 투덜댔지만, 안정환은 자신의 처지에 녹아 들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옛날사람', '안정환 조상'이라는 사람들의 평가에 슬퍼했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가장 슬프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모습이었다. 자신의 생일을 기념해 대한축구협회에서 케이크와 과일바구니를 보내자 "날 버리지 않았다"며 아이처럼 기뻐하기도 했다.

예능감은 잃지 않았다. 세월의 무상함과 외로움에 대해 진솔하게 드러내던 안정환은 로봇 '귀요미'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특유의 직설적이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뽐냈다. 안정환은 함께 출연한 래퍼 제시, 배우 강승연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끌었다.

이어 안정환은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MC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정환은 이미 고정 MC로 출연이 확정된 것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MC 김성주와 함께 찰떡궁합 호흡을 발휘했다.

특히, 래퍼 쌈디가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셰프들은 물론이고 김성주까지 눈물을 흘리자 "이 프로그램은 무슨 프로그램이냐, 나는 처음 나왔는데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왜 다 울고 그러냐"며 "형은 또 왜 울고 그러냐"고 말했다. "당신도 좀 울어봐"라는 김성주에 안정환은 "맛있는 거 먹고 어떻게 우냐"고 대응하며 가라앉을 뻔한 스튜디오 분위기를 유쾌하게 끌어 올렸다.

이미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감을 인정 받은 안정환은 설 연휴에 정점을 찍어 냈다. 온 가족이 둘러 앉은 명절, 텔레비전 속에서 안정환은 모두를 울고, 웃게 만든 예능인이었다.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안정환. 사진 = MBC '미래일기',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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