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근, 이 이름 세 글자를 기억하세요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이원근. 그는 배우다.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올해로 데뷔 4년차. 꾸준히 연기활동을 이어온 그에게 올해는 특별한 해다. KBS 2TV '발칙하게 고고'를 통해 첫 주연을 맡아서다. 잘생긴 외모에 '츤데레' 매력까지 더해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조금씩 스타로 발돋움 중이다.

'발칙하게 고고'가 종영한지 2주가 다 되어가지만 이원근이 남긴 잔상은 여전하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주인공 김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여주인공인 에이핑크 정은지와 달콤하면서도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 그 덕분에 중국에서 심상찮은 반응이 감지되기도 했다. 중국 팬미팅 개최 요청이 끊이지 않아 또 한 명의 신(新) 한류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이원근은 '발칙하게 고고' 속 그 서글서글한 미소 그대로였다. "무사히 끝나서 후련하기도 한데, 나중에는 되게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며 종영 소감을 밝힌 그는 생방송에 가까운 살인적인 촬영 스케줄에도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 모두가 진짜 학교 친구들 같았어요. 남자 애들도 같이 화장실 가고 밥 먹고 그랬거든요. 서로에 대한 취향이나 싫어하는 걸 다 알아갈 때쯤 헤어지게 되서 아쉬웠어요. 사실 고등학교 졸업한 게 5년 전이에요. 그동안 유독 학생 역할이 많아 교복 입을 기회가 많았죠. 아직도 저에게 학생같은 이미지가 남아 있나봐요."

이원근은 정은지와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절친한 친구로 등장한 서하준 역의 지수와 남다른 '브로맨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극중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변함없는 의리를 드러내는 절친 이상의 관계였고, 실제 현장에서도 적잖이 붙어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알고보니 둘 사이에는 은근히 공통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음악적 취향이 같았어요. 좋아하는 게임도요. 그 밖에도 좋아하는 음식이라든가, 커피를 즐겨 마신다거나, 장르에 관계없이 모든 영화를 좋아한다는 점도 똑같았어요. 그리고 영화 보고 그 영화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도요. 그러다보니 얼굴과 나이만 다른 저와 똑같은 아이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첫 주연작이었던만큼 이원근은 이번 작품에 적잖은 욕심이 있었다. 더 잘하고 싶었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상황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빠듯한 스케줄 탓에 시간에 쫓기기 일쑤였다. 그래서 약간의 혼란도 있었고, 작품이 끝난 뒤에도 진한 아쉬움이 밀려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발칙하게 고고'의 하이라이트였던 치어리딩 장면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건 다행이었다.

"저희가 치어리딩을 배울 시간이 얼마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동작에 대한 완성도가 다소 떨어졌죠. 솔직히 조금 틀린 부분도 있었어요. 만약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저희도 아쉬워요. 그래도 그 짧은 시간에 우리가 그걸 해냈다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자칫하면 다칠수도 있었는데, 그런 일 없이 무사히 안전하게 마칠 수 있어서 그게 가장 기뻤죠."

이원근은 고등학교를 다닐때까지도 자신이 연기자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공직에 계신 아버지를 따라 자신도 같은 길을 걸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면서 그런 생각은 바뀌었다. 잠시 사기꾼으로 오해하기도 했던 지금의 소속사 대표와 만난 뒤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소속사에 들어와서 연기 공부를 하던 중 우연히 본 첫 오디션에서 덜컥 합격을 하고 말았어요. 그게 '해를 품은 달'이었거든요. 정말 신기했죠. 솔직히 그때는 연기의 연자도 모를 정도였는데, 촬영하고 방송에서 제 모습을 보는 그런 모든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죠. 그래서 그런지 긴장도 안 되더라고요. 하지만 연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욕심이 생기면서 오히려 더 긴장되더라고요. 지금도 모니터를 통해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하려 꾸준히 공부 중입니다."

드라마에 이어 스크린까지 진출한 이원근은 그렇게 조금씩 연기자로 서서히 성장하고 있었다.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게 연기라지만, 그는 그렇게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워가는 것조차 즐거워했다. 첫 주연이라는 큰 산을 이제 막 넘었을 뿐인 그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발칙하게 고고'는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저를 믿고 캐스팅해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양한 도전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어떤 역이든 소화할 수 있도록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는 게 지금의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만약 가능하다면 정말 눈물 뚝뚝 흘릴 수 있는 정통 멜로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 감성과도 잘 맞거든요.(웃음)"

[배우 이원근.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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