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협회, 올림픽 최종예선 개최포기…男대표팀 내년일정 無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한농구협회가 올림픽 최종예선 개최를 포기했다.

FIBA(국제농구연맹)는 13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2016년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개최 후보국가와 참가국가들을 발표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의 약속과는 달리 한국은 남녀 모두 최종예선 개최를 신청하지 않았다.

우선 내년 6월 13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여자 최종예선은 프랑스와 스페인이 개최를 신청했다. 두 국가 중 한 국가에서 열린다. 우한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를 차지했던 한국(위성우호)은 최종예선에 참가한다. FIBA에 따르면 여자 최종예선에 참가하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쿠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프랑스, 스페인, 벨라루스, 터키, 카메룬, 나이지리아다. 12개국 중 5개 국가가 최종예선을 통해 리우올림픽에 참가한다. 이미 리우올림픽 참가를 확정한 국가는 미국 캐나다 세르비아 호주 일본 브라질 세네갈 등 7개국이다.

남자 최종예선은 내년 7월 4일부터 10일까지 3개국에서 분산 개최된다. 체코, 독일, 이탈리아, 필리핀, 세르비아, 터키가 개최를 신청했다. 장사 아시아선수권대회 6위를 차지했던 한국(김동광호)은 최종예선에 참가할 수 없다. FIBA에 따르면 남자 최종예선에 참가하는 국가는 필리핀, 이란, 일본, 뉴질랜드, 프랑스, 세르비아, 그리스, 이탈리아, 체코, 캐나다,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앙골라, 튀니지, 세네갈이다. 15개 국가가 3개조 5개국씩 나뉘어 최종예선을 치른다. 각 조 1위, 총 3개 국가가 최종예선을 통해 내년 리우올림픽에 참가한다. 이미 리우올림픽 참가를 확정한 국가는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리투아니아 스페인 호주 중국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9개국이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은 장사 아시아선수권대회 레바논과의 5-6위전 직전 현지 취재진에게 내년 올림픽 남녀 최종예선, 2017년 남자 아시아컵(가칭), 여자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4개 주요대회를 모두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애당초 2017년 아시아컵 유치만 추진하다 실속 없다는 비판 속에 4개 대회 모두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농구협회는 올림픽 최종예선 신청 마감일이었던 지난 11일까지 FIBA에 유치 신청서를 넣지 않았다. 지난 9일 농구협회에 확인한 결과 "남녀 모두 신청하지 않았다"라는 답을 들었다. 이어 "2017년 남자 아시아컵 개최만 추진하고 있다. 여자 아시아선수권대회 역시 개최 신청을 고려하지 않는다"라는 협회 직원의 답을 들었다.

결국 방 회장이 당시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말을 바꾼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2일 용인에서 만난 방 회장은 당시 장사에서 자신이 4개 대회(남녀 올림픽 최종예선, 아시아컵, 여자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개최하겠다고 선언한 사실이 없다고 잡아뗐다. 그러나 당시 장사 현지 취재진에 따르면 방 회장은 말을 바꾼 게 맞다.

애당초 농구협회는 4개 대회 모두 개최할 능력이 없다.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국가대표 운영에 쓸 수 없는 등 농구협회는 필요한 예산을 적재적소에 받아서 쓰지 못하는 형편이다. 방 회장이 기업체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라 외부 스폰서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다. 방 회장은 "FIBA가 자꾸 조건을 까다롭게 바꾼다. 20억원을 내놓으라고 하고, 중계권, 광고권 모두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또한, 남자 최종예선의 경우 이미 2위 필리핀이 최종예선 개최 이사를 밝히면서 애당초 한국의 최종예선 개최가 불가능했다.(필리핀이 최종적으로 최종예선을 개최할 경우 5위 레바논이 최종예선에 참가한다)

문제는 농구협회가 여론 악화에 근시안적으로 대처만 하고, 장기적 청사진을 전혀 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국농구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당연히 2017년 아시아컵보다 내년 최종예선 유치에 나섰어야 했다. 실제 2017년 아시아컵은 개최하지 않는 것보다는 개최하는 게 낫지만, 그 이상의 의미는 크지 않다. FIBA는 2017년부터 축구처럼 남자 A매치를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른다. 장사에서 그 내용을 확정 발표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2019년 중국월드컵에 참가할 국가들을 결정하기로 했다. 2017년 아시아컵은 월드컵, 올림픽 등의 티켓이 걸려있지 않아 대회 위상과 가치가 떨어진 상태다. 때문에 현재 유치를 희망하는 국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협회로선 6위를 차지한 남자 최종예선 개최가 어차피 불가능했다면 여자 최종예선을 개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농구협회는 예산 부족 호소와 FIBA의 까다로운 요구조건에 아쉬움만 보이는 게 전부다. 2017년 남자 아시아컵에만 집착, 여자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최에도 전혀 관심이 없다. 참고로 여자의 경우 기존 예선 방식이 유지된다. 2017년 여자 아시아선수권대회는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결과적으로 농구협회는 국제대회 유치전서 실리와 명분 모두 놓칠 듯하다. 2017년 아시아컵을 유치해도 그렇게 큰 의미는 없다. 결정적으로 리우올림픽 출전이 완전히 좌절된 남자대표팀은 2016년 A매치 일정이 없다. 농구협회가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내년 남자대표팀 A매치를 잡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내년 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하는 여자대표팀의 경우 아직 아무런 플랜이 공개되지 않았다. 내년 3월 여자프로농구 시즌 직후(3개월 앞둔 시점) 감독부터 졸속으로 선임할 게 유력하다.

[농구협회(위), 방열 회장(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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