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PS 탈락, 한화 더그아웃엔 침울함이 감돌았다

[마이데일리 = 수원 강산 기자] 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8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한화 이글스 더그아웃에는 침울함이 감돌았다. 한화는 3일 수원 kt wiz전에서 1-4로 졌다. 1-1로 맞선 6회말 배영수와 송창식이 홈런 2방을 얻어맞고 3실점,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한 번 넘어간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시즌 전적 68승 76패로 2008년 이후 8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최종 확정된 것.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한화 올 시즌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 영입으로 도약을 꿈꿨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는 연일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이렇게 훈련했는데 억울해서라도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의 열정이 살아났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전반기를 44승 40패(승률 0.524), 5위로 마쳤다. 후반기 초반 4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한화의 5강행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8월 9승 16패로 완전히 무너졌다. 9월 이후 성적도 11승 15패로 5할 승률을 밑돌았다. 결국 8월 이후 20승 31패(승률 0.392)라는 초라한 성적이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주장 김태균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해놓았으니 이겨놓고 편히 기다리면 된다. 후회도 없다"고 말했고, 베테랑 포수 조인성도 "오늘은 이겨야만 한다. 오늘 한 경기로 한해 농사가 결정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그러나 패배 직후 한화 더그아웃은 분위기는 무척 침울했다. 선수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오늘 던질 수 있다"며 의욕을 불태웠던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풀이 죽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전만 해도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선수단을 독려하던 모습과 전혀 달랐다.

주장 김태균의 책임감은 더 컸다. 그는 "팬들께 죄송하다. 내가 부족해서 성적이 안 나왔다"며 "작년 마무리캠프부터 다들 고생 많이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팬들께서 응원 많이 해주셔서 보답하고 싶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고개를 숙였다.

로저스와 김태균뿐만이 아니었다. 권혁, 박정진 등 베테랑들도 별다른 말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신인 김민우의 얼굴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특히 김태균과 조인성, 박정진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누구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원했던 이들의 아쉬움은 더 커보였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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