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점 10R' 벤슨, 친정 상대 恨풀이 맹활약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마치 친정에 한을 푸는 듯했다.

로드 벤슨은 동부, 모비스와 인연이 깊다. 2010-2011시즌, 2011-2012시즌 동부에서 뛰면서 김주성,윤호영과 함께 원주산성을 구축했다. 당시 동부는 KBL 역대 최고수준의 수비조직력을 자랑했다. 김주성, 윤호영의 몸 상태가 절정이었고, 벤슨의 수비력과 제공권 장악 역시 일품이었다.

그런 벤슨은 2012-2013시즌 LG로 이적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우승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모비스에 의해 트레이드됐다. 시즌 중반 합류한 벤슨은 2013-2014시즌까지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의 주축이었던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좋은 궁합을 과시했다.

벤슨은 모비스를 아름답게 떠나지 못했다. 2014-2015시즌 직전 모비스에 뒷돈을 요구하며 파문을 일으켰고, 결국 시즌 전 퇴출됐다. 사실 모비스 시절에도 지나치게 파울 콜에 예민하게 반응,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팀 케미스트리를 망친 경기가 많았다. 때문에 벤슨을 두고 기량은 검증됐지만, 벤치의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유형의 선수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벤슨이 두 시즌만에 다시 KBL을 찾았다. 친정 동부로 컴백했다. 김영만 감독은 1라운드 9순위로 벤슨을 택했다. 3일 모비스와의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을 앞두고 만난 그는 "원래 열심히 하는 선수니까"라며 믿음을 보냈다. KBL ,특히 동부 농구에 익숙한 벤슨은 따로 적응기가 필요 없었다. 김주성, 윤호영은 물론, 여전히 동부에는 과거 벤슨과 호흡을 맞춘 선수가 적지 않다. 물론 두경민, 허웅 등 젊은 가드들과의 연계플레이는 숙제.

2일 토크 앤 텍스트(필리핀)과의 맞대결서도 단 19분18초간 25점 1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사실 필리핀 높이가 워낙 낮아 변별력은 다소 떨어진 기록. 때문에 벤슨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선 이날 모비스전이 중요했다.

벤슨의 집중력은 확실히 좋았다. 친정 모비스라는 점도 득이 됐다. 함지훈을 비롯한 모비스 국내선수들 역시 잘 알기 때문. 벤슨은 골밑 수비력이 다소 약한 리오 라이온스를 상대로 연이어 1대1 득점을 만들었고, 허웅, 김종범 등과 2대2 공격을 수 차례 성공했다. 이때 모비스가 스위치를 적절히 하지 못해 벤슨의 2대2를 제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기본적인 벤슨의 위력도 대단했다. 힘과 부드러운 스텝, 탄력 등은 여전했다. 수비 역시 넓은 부분을 커버했고, 속공 가담 역시 좋았다.

전반전에만 12점 3리바운드를 뽑아낸 벤슨. 후반 골밑에서 버티는 힘이 좋은 커스버트 빅터를 상대로도 연이어 점수를 만들었다. 3쿼터에도 6점을 기록한 벤슨은 4쿼터에도 맹활약하면서 동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24점 10리바운드.

현재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다. 김주성은 프로아마최강전 직전 부상을 당했고, 윤호영은 최강전 기간 다쳤다. 때문에 벤슨과의 시너지효과가 아직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때문에 이날은 벤슨의 기본적인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반대로 보면 김주성과 윤호영의 몸 상태에 따라 동부 골밑 위력은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벤슨.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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