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열풍에 임성한 은퇴까지…MBC드라마 반전 강했다[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5년 상반기 MBC 드라마는 '킬미 힐미'와 '압구정백야' 두 작품으로 대표된다. 반전이 있었다.

'킬미 힐미'는 우려를 깨고 성공했다. '해를 품은 달' 진수완 작가의 복귀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는데, 주인공 캐스팅 과정의 불협화음이 고스란히 대중에 노출돼 논란이 일었다. 게다가 남주인공이 일곱 개 인격의 캐릭터란 사실이 알려지자 '그렇게 어려운 캐릭터를 누가 연기하겠어?'란 부정적 전망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지성이 그 역할을 해냈다. 첫 촬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이뤄진 섭외였다. 그럼에도 지성은 각 인격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지성이 연기한 차도현과 신세기 두 인격별로 팬들이 갈릴 정도였다. 여고생 안요나 인격도 분홍색 교복까지 차려입고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열연 덕에 상반기에 이미 올해 MBC 연기대상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과거 KBS 2TV 드라마 '비밀'에 함께 출연한 배우 황정음과 다시 만나 명불허전의 호흡을 과시했다. 진수완 작가의 필력 역시 여전했다. 진 작가의 진부함을 뒤트는 전개가 예상 못한 웃음을 터뜨렸다. 느닷없이 드라마 속 인물들이 카메라를 향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시청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한 장면은 파격이었다.

'압구정백야'는 방송 전만 해도 임성한 작가의 은퇴작이 될 줄 아무도 예상 못한 드라마였다.

전작 '오로라공주'가 워낙 황당한 전개로 '임성한 작가의 데스노트'란 비아냥까지 들었던 까닭에 '압구정백야' 역시 기대감은 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오로라공주'만큼의 억지 전개는 없었고, 다른 '막장극'에 비해선 대체로 평이한 전개였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 특유의 독특한 대사나 신변잡기식 대화 늘어놓기, 우연에 의한 극 전개는 여전했다.

결말은 모든 갈등의 해소와 행복으로 맺어졌다.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반전 없는 평범한 엔딩이었다. 다만 임성한 작가가 이 작품을 끝으로 은퇴한다는 반전이 있었다. '막장계 대모'란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이슈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킨 한국 드라마 거물 작가가 과연 이대로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지 추측이 쏟아졌다.

이 외에 배우 장혁, 오연서 주연의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초반 '다소 어색하다'는 비판을 깨고 결국 둘의 연기력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배우 김희선이 딸을 지키기 위해 교복 입고 학교로 돌아간다는 설정의 '앵그리맘'은 김희선의 물오른 연기력과 예상과 다른 짙은 사회적 메시지가 극에 녹아 호평 받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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