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비 "임성한 작가, 평생의 은인….'압구정백야' 시원섭섭"(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인터뷰를 위해 만난 카페에서 자리를 옮기려는 찰나. 한 남성이 다급하게 다가오더니 편지를 하나 건네고 사라졌다. 편지를 펼치자 금단비가 "어머" 하면서 부끄러워한다. 우연히 그녀를 발견하고는 즉석에서 쓴 남성 팬의 수줍은 손편지였다.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에서 백야(박하나)의 올케언니이자 육선중(이주현)과 뜨거운 사랑을 한 김효경으로 열연한 금단비다.

"(이)주현 오빠랑 '케미' 잘 살려서 연말에 베스트 커플상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자 했었죠"라는 금단비는 "이번 작품 통해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가는 곳마다 '효경이다' 해주시니 그게 제일 감사해요"라며 웃었다.

밉살스러운 시누이 백야에게 온갖 구박을 다 당하다가 남편까지 먼저 떠나 보내고,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사랑을 만났지만 욕심 가득한 시모의 끈질긴 반대에 맞닥뜨린 캐릭터였다.

감정폭이 꽤 컸으나 도리어 "연기도 조금씩 늘었고 연기하는 재미도 많이 느꼈어요"라며 "제 신이 그날 첫 촬영이라도 되면 새벽 4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피곤한 것도 모르고 항상 즐거운 마음만 들더라고요" 한다. 그래서 반년 넘게 '압구정백야'에 빠져 지내다 드라마를 끝낸 지금은 "후련하면서도 시원섭섭해요"란 감정이다.

실제 성격도 효경 못지 않게 상냥하고 온순해 "누구랑 싸워본 적이 없어서 밥상 엎는 신은 따로 연습도 해봤어요"라는 금단비는 "다음 작품은 카리스마 있는 역할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라고 했다.

특히 2002년 미스코리아 대회 시절부터 이용한 J호텔 헤어숍을 아직까지 다니며 허물없이 지낼 정도로 의리파인데, 자신을 데뷔 때부터 믿고 기용해준 임성한 작가에 대한 감정 역시 남다르다.

임성한 작가 또한 소문난 의리파로, 금단비는 2005년 SBS '하늘이시여'에 발탁해 배우로 데뷔시켰고 이듬해 MBC '아현동 마님'에 캐스팅한 데 이어 6년여 만에 '압구정백야'로 다시 불러들였다. 금단비는 임성한 작가에 대해 "평생 제 은인이에요. 정말 존경하고 사랑하는 작가님"이라고 속마음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았다.

"'압구정백야' 하는 동안 만큼은 대본을 받을 때마다 매 순간 설??楮?라는 금단비는 자신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은 캐릭터를 떠올리며 "효경이는 아들 준서가 있으니 딸도 낳고 육선중 화가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 않을까요?"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MBC 방송 화면 캡처]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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