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안타' 삼성 이지영, 류중일 감독 모친의 예리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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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야야, 이지영이가 잘 갖다 맞히더만 와 뺐노?"

삼성 류중일 감독은 13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오늘 밥 먹다가 모친에게 욕 먹고 왔다"라고 껄껄 웃었다. 사연은 이렇다. 삼성은 12일 대구 한화전서 1-3으로 뒤진 4회말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이지영이 들어설 차례. 이때 한화 김성근 감독은 왼손투수 임준섭 대신 정대훈을 투입했다.

그라자 류 감독도 응수했다. 이지영 대신 왼손타자 우동균을 대타로 투입했다. 동점 및 역전을 하겠다는 의지. 하지만, 우동균은 정대훈에게 볼카운트 2S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후속 김재현마저 삼진을 당하며 삼성은 4회 득점하지 못했다. 삼성이 이때 최소 동점을 만들었다면, 경기 중반 이후 흐름은 알 수 없었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타 작전을 세 번 썼는데 전부 실패했다"라고 아쉬워했다. 특히 4회 대타 작전은 결과적으로 아쉬웠다. 물론 류 감독은 "이지영이 그대로 나갔다고 해서 안타를 친다는 보장도 없었다"라며 결과론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류 감독으로선 모친의 한 마디에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모친의 댁에서 식사를 했다. 그런데 류 감독의 모친이 대뜸 식사를 하던 류 감독에게 "지영이가 잘 갖다 맞히던데 와 뺐노"라고 한 마디를 툭 던졌고, 류 감독은 그대로 고개를 푹 숙였다. 류 감독은 "그 말씀을 듣자마자 밥만 먹고 얼른 야구장에 나왔다"라고 웃었다.

결국 전날 대타 작전이 너무 이르지 않았느냐는 게 류 감독 모친의 지적. 이지영도 전날 대타 교체의 아픔을 좋은 경기력으로 승화시켰다. 0-0이던 2회 1사 2,3루 상황서 선제 1타점 좌전적시타를 터트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4회에도 선두타자로 등장, 깨끗한 우전안타를 날려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시즌 4번째 멀티히트. 7일 목동 넥센전에 이어 4경기만의 멀티히트. 우연인지 아닌지 몰라도, 류 감독 모친의 눈은 정확했다. 이지영은 한화 선발투수 쉐인 유먼의 공에 쉽게 물러서지 않았고, 계속 커트를 해내며 2안타를 뽑아냈기 때문.

류 감독도 그럴싸한 설명을 했다. "모친이 조금만 젊으셨어도 도시락 들고 경기장에 계속 다니셨을 것이다"라고 했다. 류 감독의 모친은 류 감독이 초등학교 시절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경기장에도 자주 찾아 아들 류 감독을 응원했다. 류 감독은 "모친이 지금도 저녁만 되면 텔레비전에 야구를 틀어놓고 사시는 듯하다. 내가 어릴 때부터 계속 야구를 보셨으니 5000경기는 보셨을 것이다. 그 정도면 나보다 훨씬 더 전문가"라고 웃었다. 전문가(?)에게 인정받은 이지영은 이날 2안타로 류 감독 모친에게 확실하게 보답했다.

[이지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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