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도 관객도 울었다…눈물바다 된 6년만의 첫 음방(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그룹 JYJ 멤버 김준수가 6년 만에 음악 방송 무대에 섰다.

김준수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 '스페이스 공감' 공연장에서 'Take My Hand'를 주제로 녹화를 진행했다. 공연에선 그동안 발표한 노래는 물론 뮤지컬 넘버, OST 등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동방신기에서 갈라져 나와 JYJ를 결성한 후 6년 만의 첫 음악 방송이었다.

무대에 등장한 김준수는 관객들을 둘러보며 "엄청 가깝네요. 오늘 녹화인데 잘 부탁 드릴게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박수 받았다. 첫 곡은 '사랑은 눈꽃처럼'. 김준수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고, 노래를 마친 김준수는 "6년 만에, 제가 가수이지만, 6년 만에 음악 방송으로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된 XIA(김준수)입니다"라고 신인처럼 인사했다.

이어 "6년 만에 음악 방송 녹화를 하고 있다. 음악 방송이 사실 영영 없을 것 같았다. 이런 무대에 설 수 있고, 방영될 수 있게 도와준 EBS 국장님 그리고 '스페이스 공감' PD, 작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소극장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던 김준수는 "꿈까지 이루어져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노래해 본 게 10년 만이다. 데뷔 후 처음이다. 어색하지만 그만큼 거리감을 특징으로 살릴 수 있게, 교감할 수 있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연은 각오대로였다. 여느 때보다 더한 감정을 실어 '리치', '나비' 등 모든 노래를 정성껏 열창했다. 숱한 무대에 오른 경력의 소유자답지 않게 이날은 크게 긴장했는지 관객들에게 "죄송하다"며 노래를 끊고 물을 마시고 목소리를 재차 가다듬는 모습도 있었다.

뮤지컬 '모차르트' 넘버 '황금별'을 부르기 전에는 처음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 섰던 당시 심경을 언급했다.

"'모차르트'를 선택한 계기가 이 노래 가사를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심경적으로 너무나 힘든 상태였고, 더구나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가요가 아닌 뮤지컬로 무대에 선다는 두려움이 컸다"는 김준수는 "하지만 노랫말을 듣고 정말 세상에 외치고 싶었던 말이더라. '사랑은 구속하지 않는 것. 사랑은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 때로는 아픔도 감수해야 하지만 그것이 사랑이다'라고 세상에 대고 외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준수는 "그때 저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 기자들의 글들에 반박하고 싶었던, 정말 제 마음이었다"며 실제 공연 당시 '황금별'을 들으며 행복한 표정을 연기해야 했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매번 울었다. 울면 안 되는 신인데 매번 울었던 기억이, 참아도 참아도 울었던 기억이 있다"며 이날 또한 눈물이 맺힌 모습이었다.

김준수 공연의 빠질 수 없는 코너 '지니 타임'은 이날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김준수가 공연 때마다 관객들의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는 순서로 "오늘 안 할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제는 '지니 타임'이 기본 세트리스트보다 더 걱정되고 부담되는 코너가 되어 버렸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준수는 관객들의 소원대로 뮤지컬 '엘리자벳' 넘버와 '이슬을 머금은 나무', '돌고 돌아도' 등을 열창해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준수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하나, 하나의 장면들을 제 눈에 담고 있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오늘을 기억해야 한다. 정말 이런 일이 다시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제가 계속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스페이스 공감'의 공기까지 기억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곡을 부르며 결국 김준수는 울었다.

가수 윤종신의 '오르막길'을 선곡한 김준수는 "이 곡만은 꼭 부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6년간 방송 활동을 못했다. 대한민국 가수로서, 대한민국의 방송에 나갈 수 없다는 점은 여러가지 많이 힘든 게 사실이다. 물론 예전에는 너무 많이 나가야 해서 거기에 우선 순위를 둬서 안 나가거나 취소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여러 접촉이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고, 들어와도 묵묵부답이다"고 자신이 처한 현실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도 앨범을, 요즘 시대에 누가 열 곡 이상을 넣겠나. 저나 회사나 많은 용기와 도전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방송 활동을 편하게 해도 꺼려지는 앨범인데, 못하는 걸 알고 앨범은 낸다는 건 힘들다"고 고백했다.

특히 "여기 계신 분들이나 브라운관을 보고 계신 분들, 해외의 많은 팬들이 계셨기 때문에 제가 앨범을 낼 수 있었고 공연을 돌고 버티다 오늘날 이 자리까지 서게 됐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참 되게 힘들어요"라고 울먹인 김준수는 "방송 무대에 선다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는데, 오늘이 너무나 잊을 수 없는 시간일 것 같고. 여러분들과 제가 같이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겪고 오늘날 이 무대에 서기까지 여러분과 함께 한발 한발 걸어왔던 길을 부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준수는 노래를 부르다 눈물을 쏟아 "죄송해요"라며 노래를 중단했다. 6년을 함께 버틴 관객들도 김준수의 눈물에 같이 울었다.

김준수는 6년 만의 첫 음악방송인 이날 공연에서 소극장에 어울리게 편곡한 '꽃' 등 앙코르 포함 총 여덟 곡을 불렀다. 공연 시간은 약 1시간 30분. 6년의 기다림 끝에 얻은 김준수와 관객들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날 녹화된 김준수의 공연은 오는 30일 밤 12시 10분 방송된다.

[사진 = EBS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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