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B, 4차전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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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흐름이 바뀌었다.

5전3선승제의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KB가 1차전을 잡으면서 확실하게 기선제압을 했다. 맨투맨 수비가 정면충돌했다. KB의 움직임과 전투력이 우리은행보다 한 수 위였다.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이후 4일 쉬고 나선 KB가 정규시즌 이후 실전 감각이 떨어진 우리은행에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곧바로 반격했다. 2차전과 3차전을 연거푸 잡으면서 흐름을 반전시켰다. 27일 4차전을 잡을 경우 대망의 통합 3연패를 달성한다. 2~3차전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2~3쿼터에 KB를 15점~20점 정도 앞섰고, KB가 4쿼터에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우리은행이 승리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우리은행 특유의 촘촘한 조직력이 완전히 살아났다. 반면 KB는 4쿼터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KB 체력이 떨어진 것일까

KB는 2차전서 비교적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우리은행 특유의 응집력이 살아나면서 무릎을 꿇었다. 1~2차전은 힘과 힘, 스피드와 스피드가 정면충돌한 명승부였다. 그러나 3차전은 1~2차전에 비해 긴장감 자체가 떨어졌다. 결정적인 원인은 KB의 더딘 움직임. KB는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서 1-1-3 지역방어로 크게 재미를 봤다. 지역방어 자체가 개개인 움직임의 긴밀한 조화가 필요하다. 앞선의 홍아란, 변연하 활동량은 특히 많았다. 빅 라인업을 갖춘 신한은행을 상대로 더 많은 움직임과 활동량은 필수였다.

그러나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KB의 체력이 서서히 저하되는 모양새. 3차전은 심각했다. 서동철 감독도 3차전 직후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라고 했다. 반대로 플레이오프를 건너 뛴 우리은행은 1차전서 뚝 떨어진 실전감각이 2차전서 완벽하게 해결됐고, 3차전서 절정에 달했다. 우리은행은 엄청난 압박에 트랩, 헷지를 가미한 변형 하프코트 프레스로 움직임이 더딘 KB를 그로기 상대로 몰아갔다. 체력이 떨어진 KB로선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짚고 넘어갈 건 KB가 2차전 이후 이틀간 쉬었음에도 체력이 떨어졌다는 점. KB는 정규시즌서도 오래 쉰 뒤 경기를 했을 때 오히려 1~2일 쉬고 경기했을 때보다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경우 1차전 직후 다음날 곧바로 2차전을 치른 KB의 활동량은 1차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2차전 이후 이틀 쉰 뒤 치른 3차전서 오히려 움직임이 더욱 둔했다. 다만, KB가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직후 4일을 쉰 뒤 챔피언결정전 1차전서 완벽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걸 감안하면 이 부분은 확실히 미스터리하다.

▲3점슛이 터지지 않은 KB

KB는 3차전서 단 2개의 3점슛만 성공했다. 시도 역시 14개에 불과했다. 기본적으로 우리은행은 3차전서 외곽수비를 강화했다. 체력이 떨어진 KB는 외곽공격이 원활하지 않았다. 1~2차전과는 달리 비키바흐가 골밑에서 분전했으나, 승부처에서 양지희-사샤 굿렛 더블 포스트의 골밑 장악을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KB로선 외곽공격이 터지지 않으면 우리은행을 당해낼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절감한 경기.

단 하루만에 전술을 싹 바꾸고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 KB로선 뚝 떨어진 활동량과 더딘 움직임을 4차전서 회복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 우리은행은 3차전서 재미를 봤던 변형 하프코트 디펜스를 4차전서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KB로선 4차전서 3차전과 같은 활동량으로는 승부를 보기가 어렵다. 외곽포를 살리기 위해선 당연히 공격자들의 외곽 움직임이 살아나야 한다.

KB는 2~3차전서 주춤했던 쉐키나 스트릭렌이 살아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 스트릭렌은 3차전서 9분20초간 단 4득점에 그쳤다. 2차전서도 25분30초간 5득점에 그쳤다. 단 1경기만 패배해도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KB로선 승부처에서 폭발력을 갖춘 스트릭렌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외엔 당장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다. 확실한 건 KB 입장에서 샤데 휴스턴(클러치 득점), 사샤 굿렛(높이)이 투입될 때 장점을 극대화하는 우리은행의 효율적인 움직임에 대처하는 게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KB 변연하(위), 서동철 감독과 구병두 수석코치(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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