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 넥센, 이젠 우승 도전이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KBO리그 신흥 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염경엽 감독 부임 이후 가파른 향상을 보였다. 2013시즌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지난해에는 삼성 라이온즈를 정규시즌은 물론이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끝까지 괴롭혔다.

하지만 목표였던 '영웅, 우승도전'은 물거품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에게 목표는 단 하나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한국시리즈 진출에 이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 강정호 빠졌지만, 여전히 막강 화력 자랑

넥센의 자랑은 역시 10개 구단 최강 타선이다. 지난해 서건창을 필두로 이택근, 유한준,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 등으로 이어지는 타순은 어느 하나 쉬어갈 곳이 없었다.

올해는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40홈런 유격수'인 강정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했기 때문. 염경엽 감독이 '15승 투수' 가치라고 평가한 강정호이기에 공백이 없을 수는 없다.

강정호 빈자리는 여러명의 선수가 함께 메운다. 강정호가 맡았던 5번 타자 자리에는 지난해 6번을 맡았던 김민성이 자리한다. 또 6번에는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브래드 스나이더가 자리한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7, 8번에 이성열, 윤석민, 문우람 등이 자리할 타선은 여전히 막강하다.

유격수 자리 역시 한 명보다는 여러명이 힘을 모은다. 상황에 따라 윤석민, 김하성, 김지수 등을 기용하며 강정호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 2015시즌 운명은 역시 마운드에

역시 관건은 마운드다. 넥센은 타선에 비해 마운드, 그 중에서도 선발 마운드가 다른 곳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넥센은 필승 불펜이던 한현희를 선발로 전환했다. 한현희가 선발로 가면서 앤디 밴헤켄, 라이언 피어밴드, 한현희, 문성현 등 4선발까지는 어느 정도 꾸려졌다. 또 5선발은 상황에 따라 여러명의 선수를 기용하며 한 시즌을 소화할 예정이다.

밴헤켄이 어느 정도 '답이 나오는' 투수인 가운데 피어밴드가 헨리 소사와 비교해 어떤 성적을 내느냐, 한현희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선발로 전환하느냐에 따라 선발 마운드 두께도 크게 달라진다. 일단 시범경기에서는 피어밴드와 한현희 모두 염경엽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현희가 빠진 자리는 김영민, 김정훈, 마정길, 김택형, 이상민 등이 나눠 맡는다. 특히 김택형, 이상민 등 두 명의 좌완투수가 불펜에 가세하며 구색도 맞춰졌다. 한현희까지 빠져 나가면서 넥센 불펜은 '우완 정통파' 일색이 될 수 있었지만 신인 김택형과 발전한 이상민이 다양성을 줬다. 염경엽 감독은 이들에 대해 "우타자도 막을 수 있는 좌완투수"라며 1이닝씩 맡길 계획을 갖고 있다.

조상우-손승락으로 이어지는 셋업-마무리의 경우 어느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손승락의 경우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팀 승리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리고 또 하나의 믿을 구석은 바로 염경엽 감독이다. 염경엽 감독은 취임 단 2년만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 '염갈량'이라는 별명에서 보듯 다른 구단 감독과의 지략 대결에서 웃는 경우가 많다. 넥센 팬들이 강정호 공백에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넥센은 지난해 큰 성과를 얻었지만 상대팀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 앞에서 보는, '가장 비참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넥센이 지난해 아쉬움의 눈물을 올해는 기쁨의 눈물로 바꿀 수 있을까.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