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일본 고치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1차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포수 정범모는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성근 감독과 후루쿠보 켄지 배터리코치의 열정적인 지도 속 업그레이드 진행 중이다. 팔 각도를 올리면서 포수로서 가치도 높이겠다는 각오다.

정범모는 캠프 기간 내내 후루쿠보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보조경기장에서 쉴 새 없이 2루 송구 훈련을 진행했다. 후루쿠보 코치는 무척 열정적이었다. 정범모의 등 뒤에 바짝 붙어 동작 하나하나 직접 점검했다. 김 감독도 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정범모는 지난 시즌 도루저지율 3할 3푼 3리(21/63)로 20회 이상 도루저지에 성공한 포수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타격에서도 타율 2할 5푼 3리 6홈런 23타점으로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2루 송구 시 팔을 스리쿼터 형태로 내린 게 효과를 봤다. 간발의 차이로 아웃과 세이프가 갈리는 도루를 막아내기 위해 군더더기 동작을 줄이는 게 필수. 팔 각도를 고정하고 던질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 팔 각도를 올리기로 했다. 김 감독의 지시였다. 그는 "사이드로 공을 던지는 포수가 어디 있나. 다 위에서(오버핸드) 던진다. 사이드로 던지면 공이 휜다. 야수들이 잡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정범모는 "감독님께서 정석, 기본을 강조하신다"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잘 따라가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한화 1군 배터리코치로 부임한 후루쿠보 코치는 현역 시절 1994년 86경기에서 무려 4할 6푼 8리(22/47)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112경기에 출전한 1995년에도 3할 1푼 7리(33/104)의 도루저지율을 보였다. 블로킹과 리드에도 강점을 보였다. 일본 무대에서 18년간 수비형 포수로 이름을 알렸다. 자신의 노하우를 살려 포수들의 수비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포수조 훈련 때는 한시도 선수들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직접 시범을 보여주며 선수들의 빠른 이해를 돕는다.

지도자로서 경력도 풍부하다. 은퇴 다음 해인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오릭스 1군 배터리코치 부임 첫해인 2013년에는 이토 히카루를 리그 최정상급 포수로 성장시켰다. 스프링캠프부터 신인 포수 후시미 토라이와 경쟁시키며 자극을 준 게 효과를 봤다. 이토는 지난해 11월 열린 미·일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정범모는 "이토에 대해 알고 있었다. 2013년부터 자리 잡지 않았나. 나도 오릭스 경기를 많이 봤다. (후루쿠보) 코치님은 정말 열정적이시다. 많이 배우고 있다. 코치님께서 송구 시 팔 각도를 올리고, 공 빼는 동작을 빨리하라고 하셨다. 리듬감을 갖고 하라는 조언도 하셨다. 내겐 잘된 일"이라며 웃었다.

정범모는 이번 캠프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선수 중 하나다. 앞장서고 있다. 23일 라이브배팅 시작 전에도 "파이팅 한 번 하고 하시죠"라고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후루쿠보 코치와의 1대1 과외 시간에는 설명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며 "하이(알겠습니다)"라고 답하며 열의를 보인다. 선배 조인성 박노민, 후배 지성준과 함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하면서도 표정은 늘 밝다. 김 감독과 후루쿠보 코치의 조언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동기부여다.

팔 각도와 함께 포수로서의 가치도 올라간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정범모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면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고, 자연스레 한화의 안방도 강해진다. 정범모의 올 시즌 활약에 많은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한화 이글스 정범모가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정범모(왼쪽)가 동료 포수들과 함께 후루쿠보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사진 = 일본 고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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