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훈련 메뉴 '지옥의 사이드펑고'를 아시나요

[마이데일리 = 일본 고치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위해 일본 고치로 출국한 지 벌써 12일이 지났다. 많은 이들은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는 이번 전지훈련을 '지옥캠프'라 부른다. 야수들은 '지옥의 펑고'를 받느라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된다. 투수들도 '사이드 펑고'를 받고 나면 순식간에 유니폼은 흙색이 된다. 체력소모가 큰 훈련 메뉴다.

27일 고치 시영구장 보조경기장. 한화 투수들이 사이드 펑고 훈련에 한창이었다. 투수 A조에 속한 임경완 양훈 정대훈 구본범 허유강, 마일영 정민혁 안영명 이동걸 김강래가 2개 조로 나뉘어 이상군 코치와 이정호 코치가 쳐주는 펑고를 받았다.

훈련 방식은 이렇다. 선수들은 기준점을 잡고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펑고를 받는다. 20개를 글러브에 정확히 넣어야 잠시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한 번 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정확히 3세트다. 상황에 따라 어려운 타구를 다이빙해 잡아내면 2개를 잡은 것으로 쳐주기도 한다. 스타트가 늦으면 다이빙을 해서라도 잡아야 한다.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현지인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기도 했다.

그 와중에 내부 고발자도 나온다. 베테랑 임경완이 공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돌아 뛰자 한 후배 선수가 "반대로 뛰었어요. 안 돼요"라고 외친다. 어쩔 수 없이 한 개 더 잡아야 한다. 20개를 채운 임경완은 "도와주지도 않네요"라며 허무하게 웃었다. SK 와이번스에서 방출 후 올 시즌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는 임경완은 힘든 훈련 속에도 솔선수범하며 후배 투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힘든 훈련 속에도 선수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서로 격려하며 박수를 보냈고, "빨리 일어나서 뛰어가 있으면 된다"고 조언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상군 코치는 수차례 다이빙을 시도한 이동걸에게 "(이)동걸이, 좋았어"라며 격려했다. 권영호 코치는 "지금부터 놓치는 공 없이 확실하게 10개 잡든지 아니면 해 떨어질 때까지 계속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마일영은 그라운드에 쓰러진 이동걸을 데굴데굴 굴려 벤치 앞에 데려다 놓기도 했다.

훈련은 계속된다. 이날은 야간훈련이 잡혀 있다. 투수 B조는 실내연습장에서 섀도우피칭, A조는 하루노구장으로 이동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야수조는 시영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김 감독은 지난 24일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이 올라왔다. 이제 틀이 잡혀간다"며 "선수들의 의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한화 스프링캠프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한화 이글스 이동걸(첫 번째 사진), 임경완(2번째 사진), 마일영이 사이드 펑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임경완의 전력질주가 돋보인다. 사진 = 일본 고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