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해진 그라운드, 한화 디펜스데이 진행 '이상 無'

[마이데일리 = 일본 고치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1차 전지훈련이 한창이던 전날(26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는 장대비가 내렸다. 야구장 내야는 그야말로 물바다가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빗줄기가 세졌다. 보조경기장에서 펑고를 받던 선수들도 비를 피해 실내연습장으로 이동했다. 권혁을 비롯한 투수 B조는 실내 불펜이 있는 동부구장으로 이동했다.

전날 모든 훈련은 실내연습장서 진행됐다. 야간훈련도 취소. 대신 점심시간 이후 저녁 6시 30분까지 훈련이 계속됐다. 장소만 바뀌었을뿐 펑고와 프리배팅, 번트, 베이스커버 훈련이 반복됐다. 감독실에서 만난 김성근 한화 감독은 "내일(27일)도 위험하다. 물이 안 빠지겠는데"라며 "그럼 실내에서 해야지"라며 아쉬워했다.

27일은 지난 22일 이후 5일 만의 디펜스데이.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포지션별 모의 연습이다. 22일 첫 디펜스데이는 실내훈련장에서 진행됐다. 2차례 디펜스데이를 연이어 실내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메인구장에서 실시하는 게 당연히 더 낫다.

전날 밤 늦게 비가 그쳤고, 27일 오전 날씨가 무척 맑았으나 그라운드 상태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27일 오전 메인구장에 도착하니 선수들이 수비 훈련에 한창이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훈련에는 큰 무리가 없는 상태였다. 현지 볼 보이들은 번트와 주루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그라운드를 정비했다. 날씨까지 도왔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현장 스태프들이 정말 고생한다. 구장이 배수가 썩 잘 되는 건 아닌데, 관리가 최고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불펜포수와 현지 볼 보이 등 스태프들이 물심양면 선수단의 훈련을 돕고 있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스케줄에도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관계자의 설명.

선수들도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큰 소리로 기합을 넣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를 쳤다. 새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은 어떻게든 공을 맞히려 애썼다.

김 감독은 "선수들 다 눈여겨보고 있다.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이를 알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닌 선수들 스스로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김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 자체로 선수들에겐 어마어마한 동기부여가 된다. 이날은 맑은 날씨 속에서 더욱 활기차게 움직였다. 흙투성이 유니폼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지금 한화 캠프는 태양보다 더 뜨겁다. 현장 스태프들의 희생이 있어 선수들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할 수 있다.

[한화 선수들이 27일 오전 고치 시영구장 메인구장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26일 저녁 야구장 전경, 첫 번째 사진과 대조된다. 사진 = 일본 고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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