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두산 마야, 업그레이드 기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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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이 유네스키 마야를 붙잡았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두산은 일찌감치 마야 측과 접촉했다. 마야보다 좋은 외국인투수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봤다. 마야, 더스틴 니퍼트와 재계약을 하기로 결정한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두산은 우선 11일 마야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마야 역시 메이저리그서 뛴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 두산에서 다시 뛰는 건 좋은 선택.

두산은 2015년 마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겉으로 드러난 올 시즌 성적은 좋지 않았다. 2승4패 평균자책점 4.86. 퀄리티스타트는 4차례. WHIP는 1.44, 탈삼진은 54개, 볼넷은 24개. 두산은 내년시즌 마야가 올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마야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안정된 제구와 수준급 주자견제 능력

마야에겐 확실한 장점이 있다. 일단 제구력이 괜찮다. 올 시즌 볼넷이 탈삼진의 2분의 1도 되지 않았던 건 의미가 있다. 폭투도 2차례에 불과했다. 물론 직구 구속은 150km 초반을 쉽게 넘기지 못한다. 주로 140km대 후반. 그러나 직구와 커브, 컷 패스트볼성 변화구(슬라이더에 가깝다)의 조화가 일품. 정말 긁히는 날에는 체인지업마저 좋다. 제구가 좋은 상황서 구사할 수 있는 구질이 많다면 선발투수로서 수준급이다.

두산 송일수 전 감독은 “마야가 초구와 2구에 스트라이크를 잘 잡는 편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마야는 타자에게 끌려다니는 투구를 하는 타입은 아니다. 컨디션만 좋다면 안정된 제구와 수준급 경기운영능력을 바탕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기대감이 있다. 실제 마야의 퀄리티스타트 4차례는 모두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특급 퀄리티스타트.

또한, 마야는 주자견제능력이 괜찮다. 슬라이드스텝이 빨라 1루 주자를 곧잘 묶어냈다. 타고투저 성향의 국내야구. 주자견제능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이런 장점들이 내년에도 효과적으로 통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다른 구단들도 마야에 대한 세밀한 데이터를 모두 수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야 역시 더 이상 한국야구 초보는 아니다. 마야의 응용 및 기민한 대처가 관건이다.

▲기복 줄이기와 체력

마야가 내년에 개선해야 할 부분은 기복이다. 11차례 등판서 7이닝 2실점 이하 특급 투구가 4차례였으나, 나머지 7차례 등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7경기 중 4경기서는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대다수 야구관계자들은 마야에게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경기별 기복이 심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마야가 갖고 있는 커브와 컷패스트볼성 슬라이더 모두 횡으로 휜다. 현대야구에서 체인지업 계열 스플리터가 여전히 각광 받는 건 종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횡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는 상대적으로 타자의 방망이에 맞을 확률이 크다. 올 시즌 한 타 구단 관계자는 “마야의 변화구가 크게 꺾이면 타자들이 치지 못했지만, 꺾이는 각이 적을 경우 적지 않은 안타를 맞았다”라고 했다.

국내 타자들은 수싸움에 능하다. 마야는 공격적으로 투구하다가도 주무기 커브, 슬라이더를 던지다 적시타를 얻어맞은 적도 많았다. 당장 구질을 늘리는 건 쉽지 않다. 그렇다면 기복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 좋은 투구밸런스를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물론 기복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잦아들긴 했다. 하지만, 풀시즌을 소화한 게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부분은 있다.

또 하나의 과제는 체력. 마야뿐 아니라 모든 선발투수에게 요구되는 부분. 내년부터 국내야구는 144경기 체제다. 올해보다 18경기를 더 치른다. 풀타임 선발투수가 예년보다 3~4경기 정도 더 많이 등판한다고 봐야 한다. 당연히 스테미너가 중요하다. 마야는 마이너리그서 보낸 2011년~2013년 대부분 선발로 등판했다. 일단 이 부분은 긍정적이다.

두산 선발진에는 장원준이 가세했다. 유희관도 버티고 있다. 니퍼트는 재계약 성공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경은, 이현승 등도 선발진 가세가 가능하다. 올 시즌처럼 선발 개개인이 갖는 부담감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마야는 외국인투수다. 두산은 올 시즌 선발진이 허약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마야가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과 함께 강력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두산이 도약할 수 있다. 내년에는 올 시즌보다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마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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