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 '허벅지 29인치'에 담긴 땀의 흔적 [창간 10주년 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조상우의 '29인치 허벅지' 속에는 재활 당시 흘린 땀이 담겨 있다.

프로 데뷔 2년만에 넥센 히어로즈 필승조로 거듭난 조상우의 트레이드마크는 웬만한 여성의 허리보다 굵은 허벅지다.

일반인들보다 체격이 좋은 대부분의 선수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이는 숫자로 그대로 드러난다. 조상우의 공식 허벅지 굵기는 29인치(약 74cm)다. '한 허벅지'했던 오승환(26인치), 박찬호(28인치)보다도 굵다.

조상우는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연신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린다. 투수가 강속구를 던지기 위해서는 어깨만 강해서는 안된다. 탄탄하고 하체를 바탕으로 안정된 투구폼을 갖고 있어야만 강한 어깨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조상우의 체격은 186cm 97kg. 현재 체격이 워낙 크기에 허벅지 역시 '타고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조)상우가 프로 들어왔을 때만 해도 허벅지만 굵었지 이를 제외하고 다른 곳들은 덩치가 크지 않았다"고 한현희가 말할 정도로 선천적으로 큰 체격은 아니다.

크지 않은 체격 속에서도 돋보였던 허벅지 역시 프로 들어오기 직전에 완성된 것이다.

어린 시절 의정부에서 살았던 조상우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일 때문에 인천으로 이사했다.

그는 "집 근처 학교(서화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는데 야구부가 있는 학교였다. 전학 신고를 하러 갔는데 야구부가 운동을 하고 있었다.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상인천중학교와 동산고등학교를 거치며 탄탄대로를 걷는듯 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허리 부상을 입은 것이다.

이로 인해 8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2학년 때 성적이 없는 것도 전학(동산고→대전고)의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조상우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트레이너 조언 속 하체 운동에 전념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조상우는 허벅지와 관련해 "원래 몸이 큰 편은 아니었다. 몸 자체가 크지는 않았다"며 "고 2때 허리부상으로 8개월 재활했는데 트레이너 분들이 허리 통증을 없애고 난 뒤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체가 탄탄해야 한다고 하셨다. 하체 운동 많이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되더라"고 '29인치 허벅지'가 된 비결을 밝혔다. 허리 부상 이전까지만 해도 선수들 평균에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그 때 허리 부상 이후 조상우는 더 이상 허리와 관련한 부상은 없었다. 운동 당시 목적이었던 허리 부상 방지는 물론이고 선수 체격과 운동 능력 자체도 업그레이드됐다.

운동에서 하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결과는 트레이너의 조언을 얼마나 실행에 옮기느냐에 달려 있다.

조상우는 이를 허투루 듣지 않고 발전의 계기로 삼았다. 누군가는 '그냥 굵다'라고 놀라움만 나타낸 뒤 넘어갔던 조상우의 29인치 허벅지 속에는 그의 노력이 숨어 있다.

[넥센 조상우. 사진=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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