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차전] ‘살신성인’ 박해민, 부상도 못이긴 승부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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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대단한 승부욕이다.

삼성 박해민은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서 도루를 하다 왼손 약지에 부상했다. 인대가 50% 가량 파열됐다. 당연히 한국시리즈 잔여경기서 출전이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7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만난 박해민은 뜻밖의 말을 했다. “손가락에 통증완화 주사를 맞았다. 전혀 아프지 않다. 연습타격을 해보니까 해볼만 하다”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은 박해민 대신 김헌곤을 선발 중견수로 투입하면서 “해민이는 치는 건 불가능하다. 대주자로 투입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수비 투입도 지켜봐야 한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박해민의 코멘트에는 류 감독의 신중함을 넘어선 승부욕이 있었다. 그는 “다리를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않으면 주루도 가능하고, 수비, 타격도 할 만하다. 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다”라고 했다.

당연히 타격을 할 때 왼손 약지가 아플 것이다. 박석민이 수년째 비슷한 부상으로 통증완화주사를 맞고 뛰고 있다. 또 박해민은 우투좌타다. 수비할 때 글러브를 왼손에 낀다. 포구할 때 역시 약지에 통증이 전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해민은 다 이겨내겠다고 했다. 그는 “정규시즌이라면 당연히 엔트리에서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시리즈다. 3승만 더 하면 이기는데 나 때문에 팀 분위기가 흐려지는 게 싫다. 팀을 위해서 뭐든 다 할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박해민의 살신성인이 삼성의 패배 직전에서 구했다. 0-1로 뒤진 8회초. 1사 후 최형우가 좌전안타를 때리자 박해민이 대주자로 등장했다. 박해민은 정상적으로 리드 폭을 길게 가져갔다. 넥센 손승락의 견제에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다. 왼손에는 벙어리 장갑을 낀 상태. 오른손으로 슬라이딩을 했지만, 왼손 역시 무리가 가지 않았을 리 없다.

결국 결실을 봤다. 2사 후 이승엽의 타구가 유격수, 중견수, 2루수 사이에 떨어진 사이 냅다 홈까지 쇄도해 극적인 동점 득점을 올렸다. 2아웃 이후. 주자는 인플레이 동시에 무조건 주루하는 게 정석. 넥센 야수들이 실수를 범하는 사이 빠른 발로 동점을 만든 것이다. “다리를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말처럼 그의 빠른 발은 여전했다. 박해민은 9회에도 선두타자 유한준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걷어냈다.

박해민의 살신성인이 없었다면 9회 대역전극도 없었을 것이다.

[박해민. 사진 = 목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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