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 롯데-리치몬드 갈등, 법정다툼으로 번진 이유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루비콘 강을 건넜다. 지난 2012년 합류한 뒤 부상으로 떠난 전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스캇 리치몬드와 구단의 갈등이 결국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리치몬드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의 한국 프로야구 관련 사이트 'myKBO'에 롯데 구단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올렸다. 지난 2012년 12월 17일 롯데와 계약한 리치몬드는 다음달인 지난해 1월 사이판 캠프에서 수비 훈련 도중 미끄러져 무릎 연골이 손상되는 부상을 당했다. 결국 지난해 2월 1일 귀국한 뒤 퇴출 수순을 밟았고, 한 달 뒤인 3월 20일 크리스 옥스프링의 계약으로 퇴출이 최종 확정된 바 있다.

리치몬드는 "구단은 내가 미국으로 돌아간 직후부터 날 무시하기 시작했다"며 "수술 이후 구단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다. 내게 아무 말도 없이 지난해 3월 20일 새 투수(크리스 옥스프링)과 계약했다. 구단의 형편없는 대우에 무척 실망했고 화가 났다"고 비난했다.

이에 롯데 구단 관계자는 29일 전화통화에서 "지금 이 문제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당초 리치몬드가 훈련 개시와 함께 사이판 합류 예정이었으나 본인 요구로 다소 늦게 입국했다"고 운을 뗐다.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리치몬드가 개인 감정을 표출했다는 것. 이어 "리치몬드가 사이판에 도착했을 때 장시간 비행으로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 훈련에 참가하지 말라고 했으나 리치몬드가 이를 고사하고, 자진해서 훈련하다 부상을 당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건 보수 문제다. 리치몬드와 롯데의 갈등이 법정 다툼까지 이어진 가장 큰 이유. 리치몬드는 "구단의 형편없는 대우에 무척 실망했고 화가 났다. 부상 회복 이후에도 구단은 나를 원하지 않았다. 내 야구 인생이 끝났다고 말을 했다. 내게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았고, 계약 내용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롯데 구단은 리치몬드가 KBO 소속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리치몬드는 KBO에 등록된 적이 없다. 부상 당한 시점이 KBO 선수 등록 전이었기 때문이다. 메디컬테스트 결과 또는 다른 일로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식 계약으로 승인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리치몬드가 계약금과 연봉 전액을 요구해 소송까지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게다가 롯데는 최근 내부 불화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른바 '리치몬드 사태'까지 터지는 바람에 신경 쓸 일이 하나 늘었다. 리치몬드와는 결국 법적으로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스캇 리치몬드.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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