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볼넷↓’ 칸투, 특급 외인타자의 생존비법은

  • 0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한국은 트리플A보다 수준이 높다.”

두산 외국인타자 호르헤 칸투. 두산이 그의 영입을 결정했을 때 스펙이 관심을 끌었다. SK 루크 스캇과 함께 최고 수준. 1998년 메이저리그 탬파베이에 입단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통산 847경기 104홈런. 특히 2005년 탬파베이서 타율 0.286, 28홈런 117타점, 2008년 플로리다서 29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71 104홈런 476타점. 심지어 지난해 멕시칸리그서는 31홈런을 날렸다.

클래스는 도망가지 않는다. 칸투는 칸투다. 29일 현재 40경기서 타율 0.310 11홈런 37타점 24득점. OPS도 0.951. 칸투는 지난 25일 잠실 한화전서 2루타를 친 뒤 1루를 밟는 과정에서 왼쪽 서혜부 부상을 입었다. 결국 27일 광주 두산전 결장. 28일 경기서는 대타로 출전했다. 안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 타율 0.310, 볼넷은 단 7개

칸투의 기록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타율은 0.310인데 볼넷이 단 7개에 불과하다. 그의 출루율은 0.345로 나쁘지 않다. 삼진을 30차례 당했으나 경기당 1개가 되지 않는 수준. 결국 정교한 타격이 타고 났다고 봐야 한다. 볼넷을 많이 얻지 않고 안타로 차곡차곡 타율을 끌어올린 것. 그의 클래스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칸투는 28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의도적인 건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타격한다”라고 했다. 두산이 그에게 원하는 것도 적극적인 타격. 4번타자가 굳이 볼넷을 적극적으로 고를 이유는 없다. 하지만, 유인구에 속아선 안 된다. 두산은 타선이 매우 강력하다. 그의 뒤에 홍성흔과 양의지가 있다. 때로는 타석에서 출루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그게 팀으로선 유리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칸투는 “한국 투수들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비율이 높다. 그리고 몸쪽 스트라이크에 상대적으로 후하다”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바깥쪽에 관대한 메이저리그와는 미묘하게 다른 부분. 칸투는 타고투저 속에서도 한국 투수들의 수준을 낮게 보지 않았다. 적극적인 타격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봤다. 스트라이크를 확실하게 공략하는 것. 몸쪽도 적극적으로 파울 커트를 한다. 그 결과 3할대 타율을 유지 중이다. 칸투는 “미국에서도 볼넷은 적지 않았다. 볼넷이 적고 타율이 높은 건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웃었다.

▲ 한국야구, 트리플A보다 한 수 위

칸투는 “한국야구 수준은 트리플A보다 한 수 위”라고 했다. 최근 몇 년간 타고투저가 지속되는 사이 질 낮은 플레이도 속출했다. 일각에선 한국야구 수준이 하향평준화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 하지만 칸투는 꼭 그렇게 보지 않았다. 한국야구를 매우 높게 평가했다. 물론 립 서비스일 수도 있지만, 한국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진지하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

칸투에게도 까다로운 투수가 있다. 그는 “구위로만 따지면 밴덴헐크(삼성)가 최고”라고 했다. 밴덴헐크는 팔꿈치 부상 이후 팔 각도를 높이면서 구위가 극대화됐다. 외국인선수들 중에서도 최상위급 위력을 갖췄다. 칸투는 “김광현(SK)의 슬라이더가 매우 인상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 김광현은 변화구보단 직구 위력이 좋은 투수. 하지만, 칸투는 “김광현 슬라이더는 갑자기 확 사라진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실제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낙차가 매우 크다. 타격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기가 쉽지 않다.

칸투가 한국야구를 쉽지 않게 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수비할 때 느낀다. 한국은 히트 앤 런 같은 작전이 많다. 1루 수비를 할 때 항상 긴장해야 한다. 미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국내야구는 벤치에서 작전을 많이 지시한다. 수비 대응책도 발달됐다. 번트 시프트, 런 앤 히트에 대비한 시프트 등 정교하고 다양하다.

칸투는 가족들과 서울에서 함께 지낸다. 구단 관계자는 “오전에는 학교에 애들 보내기 바쁘고, 쉬는 날엔 가족들과 동대문, 남대문 등 서울 구경을 다니기도 한다. 멕시코 대사관의 소개를 받아 멕시코 인들과 만나기도 한다”라고 했다. 최근 개인적으로 큰 홍역을 치른 칸투. 한국야구에 대한 진지함은 더욱 깊어졌다.

[칸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