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보다는 실력” 올스타전 향한 송일수 감독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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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한 쪽으로 쏠리면 재미가 없다.”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7월 1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6월 초부터는 올스타 팬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야구 팬들의 관심도 뜨거워질 전망. 사실 팬들에겐 올스타전이 매우 소중하다. 스스로 찍은 한 표에 따라 선발출전 명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팬들 입장에선 감독이 짜는 라인업을 관전하는 입장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라인업으로 경기가 치러질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다.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두산 송일수 감독도 “올스타전을 광주에서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팬들이 올스타전을 가치있는 무대로 만들어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송 감독은 “출전 선수가 한 쪽으로 치우치면 재미가 없다”라고 했다. 송 감독은 지난해부터 한국야구를 지켜봤다. 최근 몇 년간 올스타전서 불거진 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 특정팀 쏠림 현상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선발출전할 선수는 100% 인터넷+모바일 투표로 결정된다. 각 포지션별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선수가 올스타전서 선발 출전한다. 올스타 감독은 선발 출전 선수를 결정할 권리가 없다. 오로지 타순만을 결정한다. 올스타 투표기간은 통상적으로 4~5주. 팬들은 매일 인터넷과 모바일로 각각 1표씩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2012년엔 롯데, 2013년엔 LG가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싹쓸이했다. 해당 시즌에 롯데와 LG를 향한 팬들의 관심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두 팀은 기본적으로 팬들의 충성도가 높다. 팀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팬들의 몰표를 받았다. 문제는 특정팀이 올스타 팬투표를 싹쓸이 하면서 올스타전이 실력이 아닌 인기 순으로 출전하는 경기가 됐다는 점이다.

올스타 팬투표의 취지가 팬들이 원하는 선수를 올스타전에 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인기가 많은 선수에게 밀려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왔다. 몇몇 현장 감독들도 비슷한 의견. 올스타 팬투표 방식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일본과 미국의 방식

송일수 감독도 이런 의미에서 “한 쪽으로 쏠리면 재미가 없다”라며 특정팀 선수들만으로 올스타전 선발라인업이 구성되는 걸 우려했다. 송 감독은 “포수만 해도 강민호, 양의지, 김태군 등 가치있고 좋은 선수가 많다”라고 했다. 이어 “인기도 가치가 높고 실력이 좋은 선수가 올스타전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일본야구도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일본도 팬 투표로 올스타전에 출전할 선수를 뽑는다. 그러나 한국처럼 특정 팀 쏠림 현상이 일어나자 2008년부터 선수들도 투표할 수 있게 했다. 현장투표의 비중도 높다. 메이저리그도 올스타 팬 투표에 선수들의 투표를 추가해 선수들의 의견을 듣는다. 메이저리그는 인터넷으로 72일 간 한 사람이 25표만 던질 수 있다. 국내야구보다 투표기간은 길고 투표 수는 적다.

결정적으로 일본과 미국의 경우 올스타전서 승리하면 포스트시즌서 해당 리그에 어드벤티지를 준다. 월드시리즈와 일본시리즈 1~2차전을 우선적으로 홈에서 치를 수 있게 한다. 당연히 팬들도 선수들의 실력을 고려해서 투표를 한다. 단일리그인 한국은 상금 외엔 올스타전 승리에 어드벤티지를 걸기가 쉽지 않다. 과연 올해는 어떻게 될까. 송 감독의 말대로 “가치 있는 올스타전”이 치러질 수 있을까.

[송일수 감독(위), 2013년 올스타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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