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 LG 무너진 조직력 재건이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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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LG 감독에 선임됐다.

2017시즌까지 3년 6개월간 13억 5000만원. 양상문 신임 감독은 LG로선 최적의 선택이었다. 양 감독은 2004년과 2005년 롯데에서 감독을 역임했고, 이후 LG(2006년~2008년)와 롯데(2010년)의 투수코치로 일하며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 양 감독은 각종 국가대표팀이 꾸려질 때도 코치 섭외 1순위였다. 최근엔 2013년 WBC서 삼성 류중일 감독을 보좌했다. 현장에 없을 땐 꾸준히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위원을 했다. 국내야구 및 메이저리그까지 가까이 하며 현장 감각을 유지했다.

LG로선 양 감독이 최적의 인물이었다. 더 이상 조계현 수석코치 체제로 가는 건 무리라고 봤다. 더구나 시즌 막판도 아니고, 아직 100경기 넘게 남은 상황. LG가 최하위에 처졌지만, 아직 4강을 포기할 것도 아니다. 당연히 새로운 감독 선임이 필요했다. 양 감독은 13일 잠실 롯데전부터 LG를 지휘한다.

▲ 마운드 조직력 재건

LG는 지난해 김기태 감독 체제서 신바람을 냈다. 사상 첫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1년만에 가을야구 한을 풀었다. 그러나 그 기반은 강하지 않았다. 타선은 여전히 베테랑들의 몫이 컸다. 마운드는 절묘한 신구조화를 이뤘으나 LG 사정을 매우 잘 아는 차명석 코치의 공이 컸다. 차 코치와 헤어지면서 LG 마운드의 조직력은 한꺼번에 와해됐다.

LG가 올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진 건 결국 마운드 붕괴 때문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던 것도 탄탄한 마운드였다. LG 투수들을 잘 아는 차 코치가 떠나면서 LG 마운드는 구심점을 잃었다. 그만큼 차 코치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절묘한 투수교체와 마운드 운영 및 관리의 힘이 대단했다. 기본 밑바탕이 결코 강하지 않았다.

투수코치로 잔뼈가 굵은 양 감독은 이런 맹점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더구나 양 감독은 과거 LG 투수들을 직접 가르쳤다. 물론 가장 최근이었던 6년전과 비교했을 때 LG 마운드는 확 바뀌었다. 그러나 양 감독은 LG만의 문화와 분위기를 잘 안다. 더구나 최근까지 해설위원으로 LG 게임을 봐왔다. 시행착오 없이 LG 마운드를 재건할 수 있는 적임자로서 양 감독만한 인물이 없다. 양 감독이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주면 타선이 원래 괜찮은 LG로선 중위권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다만 무너진 LG 마운드가 금방 일어설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일단 양 감독의 지도력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 프런트와의 조직력 재건

김기태 전임 감독은 사퇴의 변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떠난다고 했다. 하지만, 수 많은 야구인들은 김 전 감독이 구단 고위 관계자들의 언행과 일처리 등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곪아 터지면서 사퇴를 했다고 본다. 구단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김 전 감독 입장에선 구단과의 괴리감을 느꼈을 수 있다. 수 많은 사건을 직접 처리하면서 구단과의 틈이 벌어진 건 확실했다.

양 감독은 이런 위험성마저 극복해야 한다. 이런 것도 큰 의미로 보면 조직력이다. 감독 취임 초기엔 이런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처음엔 어느 조직이든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기가 쉽다. 중요한 건 위기에 봉착했을 때의 대처다. 양 감독과 LG 프런트가 얼마나 조화롭게 시즌을 치를 것인지가 LG 부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물론 LG 고위층들만큼이나 양 감독의 역량도 중요하다. 단순히 경기를 지휘하는 것을 떠나서 전반적인 리더십을 평가받게 됐다.

국내야구서 시즌 도중 새로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건 흔한 사례가 아니다. 굉장히 특수한 일이다. 양 감독은 당장 LG를 파악해야 하고 나머지 9개구단의 움직임도 파악해야 한다. 시즌 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동시에 프런트, 팬들과도 원활한 소통을 해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시행착오가 일어날 것도 각오해야 한다. 양 감독이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LG를 맡았다. 여러가지 의미의 조직력 재건이 필요하다.

[양상문 신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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