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매직’ 위성우 감독, 여자농구 대표명장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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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이고, 난 아직 멀었다니까.”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일전에 사석에서 기자에게 “내가 어떻게 유재학 감독님과 비교될 수가 있노?”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농구인들과 농구계는 모두 안다. 위성우 감독이 보통 사령탑이 아니라는 것을. 위 감독의 우리은행이 2013-2014 시즌 챔피언결정전서 신한은행에 3승1패로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2연패에 성공했다. 위 감독은 만년 최하위 우리은행에 부임하자마자 2연속 통합 우승을 선물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한 농구인은 “위 감독이 보통이 아니다. 리틀 만수(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별명)”라고 했다. 단순히 위 감독을 칭찬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위 감독의 전술운영과 선수단 장악, 장기레이스 운영과 단기전 승부수는 확실히 달랐다. 우리은행 특유의 세밀한 트랩 디펜스와 하프코트 프레스, 풀코트 프레스 등은 단순히 체력만 키워서 될 일이 아니다. 그만큼 지도자가 일일이 선수들에게 위치와 역할을 부여해야 하고 이해를 시켜야 한다. 위 감독은 그걸 해냈다.

위 감독은 SBS, 모비스, 오리온스 시절 잡초 같은 선수였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악착같이 수비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그런 잡초 근성이 지도자 입문 후에도 여전하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밑에서 착실하게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2012년 5월 우리은행 감독에 취임했다. 패배에 시달렸던 우리은행을 확 바꿨다.

위 감독은 노력하는 지도자다. 지난해 여름. 우리은행의 훈련을 이끌면서도 쉬는 시간 틈틈이 대표팀 영상을 분석했다. 선수들은 낮잠을 자는데도 그는 “시간 날 때 해야지 언제 하노?”라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원래 매우 강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 그러나 농구인들은 말한다. 사람 좋은 웃음 속에 독기가 있다고.

실제 우리은행은 올 시즌 연패가 단 한번도 없었다. 특정 팀에 패배했을 경우 다음 라운드서 반드시 설욕했다. 한 농구관계자는 “위 감독이 그만큼 독하다. 한번 지면 분석에 분석을 거듭한다”라고 했다. 그 결과 자신이 코치로서 신한은행서 7년간 모신 임달식 감독을 두 시즌 연속 넘었다. 여자농구 최고 지략가 임 감독을 이번 챔피언결정전서 무자비하게 무너뜨렸다. 서동철 감독, 이호근 감독 등 잔뼈가 굵은 지도자들도 위 감독에게 결국 무릎을 꿇었다. 위 감독은 그 결과 두 시즌 연속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람들은 그가 예사롭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은행에서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땐 “그럴 수도 있지”라는 반응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아시아선수권서 중국을 연파하자 “위 감독 대단하네”라는 말이 나왔다. 그리고 이번 정규시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통합 2연패에 성공하자 “위 감독 보통이 아니다”라는 찬사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말 많고 소문 퍼트리기 좋아하는 농구인들도 위 감독을 극찬했다. 특히 대표팀에 자리를 비워 사실상 코치들에게 비 시즌 훈련을 맡긴 팀 치고 잘 풀린 케이스가 드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 감독의 지도력은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

위 감독은 평상시에 훈련량이 많다. 일단 남을 이기려면 몇 배로 뛰고 땀을 흘려야 한다는 게 위 감독의 지론이다. 그리고 선수들과 대화한다. 선수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안다. 정규시즌 시상식서 박혜진이 MVP에 오르자 “오늘 훈련 빼주세요”라는 부탁에 흔쾌히 OK했다. 대신 위 감독은 그 다음날엔 좀 더 강하게 훈련을 시켰다. 분위기와 기분에 민감한 여자선수들을 능수능란하게 관리한 것이다.

위 감독은 두 시즌 연속 통합우승으로 명실상부한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만년 최하위 우리은행을 최강자로 키워놓은 건 위 감독의 지도력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위 감독은 이제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원래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들다. 위 감독은 일단 방어 한 차례에 성공했다. 이젠 두번째 방어에 도전한다. 그리고 올 가을 아시안게임서 한국 여자농구에 20년만에 금메달을 안겨주기 위한 도전에 들어간다. 시즌은 끝났지만, 위 감독의 농구시계는 여전히 바쁘다.

[위성우 감독. 사진 = 안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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