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MVP’ 임영희, 우리은행 2연패 이끈 대기만성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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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영희가 주장으로서 가장 열심히 했어요.”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2연패. 역시 가장 묵직한 역할을 한 선수는 임영희였다. 임영희는 기자단 투표 결과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28일 신한은행과의 챔피언결정 3차전을 앞두고 만난 위성우 감독은 “그래도 영희가 MVP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가장 열심히 한 선수다”라고 했다.

임영희는 1~2차전서 연이어 22점을 넣었다. 3차전서는 부진했으나 4차전서 18점을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의 히로인이 됐다. 단순히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공헌도가 굉장히 높았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챔피언결정전. 그것도 절체절명의 순간인 승부처에서 연이어 순도 높은 득점을 해냈다. 특히 2차전서 4쿼터 일궈낸 6점이 대부분 그런 점수였다. 승부처에서 굉장히 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임영희는 34세의 맏언니다. 그럼에도 군소리 없이 위성우 감독의 빡빡한 훈련을 소화했다. 위 감독은 “편도가 좋지 않은데도 내색 한번 안 했다”라고 했다. 임영희는 위 감독을 만나 WKBL을 대표하는 포워드로 성장했다. 임영희는 신세계 시절만 해도 그리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2011-2012시즌부터 두각을 드러내더니 위 감독을 만나면서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휩쓸며 일약 스타로 도약했다.

현재 임영희가 구사하는 원핸드 점프슛은 여자 선수가 소화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다. 타점이 높아야 하고 체력이 강인해야 한다. 그런데 임영희는 체격조건도, 운동능력도 평범하다. 그럼에도 임영희를 제외하곤 김정은(하나외환) 정도가 유일하게 수비수를 달고 슛을 쏘는 강심장을 지녔다. 임영희는 오로지 노력 하나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 그녀는 2차전 승리를 이끈 직후 “농구가 넣기 게임이니 나 혼자 잘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알고 보면 (박)혜진이, (이)승아, 노엘 퀸 등이 부지런히 스크린을 걸어주고 패스, 리바운드를 해주기 때문이다. 절대 나 혼자 잘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심지어 “지난해 MVP를 받아봤으니 올해는 동생들이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하지만, 임영희 외엔 도저히 MVP를 받을만한 선수가 없었다. 임영희는 2003년 겨울리그, 여름리그, 2010-2011시즌, 2011-2012시즌 하은주 이후 역대 세번째로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여자농구는 스타가 많지 않다. 아마추어 레벨부터 선수층이 얇아서 프로에서 좋은 선수가 배출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당연히 농구를 오래하는 선수도 많지 않다. 특정 몇몇 스타들이 계속 파이를 독식하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만년 최하위 오명을 벗어 던지고 통합 2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 중심에 임영희가 있다. 20대만 샛별이 아니다. 임영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이 배출한 샛별, 다시 말해 새로운 스타다.

[임영희. 사진 = 안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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