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삼성, 힐 효과로 힐링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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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힐 효과로 힐링하고 싶다면.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한 삼성의 행보가 힘겹다. 삼성은 24일 현재 14승23패로 KCC와 공동 7위다. 어느새 6연패. 6위 오리온스에 3경기 뒤진 상황. 22일 맞대결서 패배한 게 뼈 아팠다. 5라운드 초반이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22일 경기서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선수 허버트 힐을 처음으로 기용했으나 기대 이하였다.

김동광 감독은 “힐은 첫 경기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중요한 건 시간이다. 5라운드 초반인 걸 감안하면 삼성에 시간적 여유가 그리 넉넉하지 않다. 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주변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삼성이 갖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점이 해결돼야 한다는 점에서 김 감독의 고민도 커질 듯하다.

▲ 힐의 경쟁력

김 감독은 힐 영입 과정을 두고“동부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라고 했다. 삼성이 외면할 이유가 없었다. 마이클 더니건은 최근 삼성의 침체 과정에서 팀 공헌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더니건은 1대1 공격 기술이 세련된 편은 아니다. 김 감독은 “포스트 플레이가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래도 더니건이 경쟁력이 있었던 이유는 준수한 수비력이었다. 이동준의 부족한 수비센스를 메워주면서 삼성 골밑에 큰 힘이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득점력이 주춤하면서 수비에서도 흥이 나지 않았다.

결국 삼성은 힐을 받아들였다. 힐은 오리온스와 전자랜드 시절부터 공격력은 검증이 끝났다. 동부에서 퇴출된 힐은 미국에 머물렀으나 비골 골절에서 회복된 상황. 더구나 새로운 팀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도권 구단 삼성은 매력적이었다. 삼성은 주저하지 않고 동부와 트레이드 마감 직전 거래를 성사했다.

첫 경기서 드러난 힐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11점을 넣었으나 장기인 훅슛의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오래 쉰 터라 게임체력이 당연히 정상이 아니었다. 6연패로 추락 중인 삼성에 곧바로 플러스 효과가 되려면 지금보다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KBL을 잘 알고 있다는 점,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체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김 감독의 말대로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삼성으로선 그 시간이 길어지면 곤란하다. 남은 게임이 그리 많지 않다.

▲ 힐을 도와줘야 한다

사실 힐보다 더 문제는 삼성의 가드와 포워드진이다. 현재 삼성은 부상자가 많다. 이시준과 임동섭은 시즌아웃됐고, 김승현, 이정석, 이관희, 김태주, 박재현 등이 전혀 시너지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득점력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그동안 더니건과 이동준에게 공격이 너무 집중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공격기술이 세련된 편이 아니라서 상대의 집중수비에 자주 막혔다. 그러면서 삼성의 득점력이 뚝 떨어졌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가드와 포워드들이 적시에 볼을 넣어주지 못하거나 골밑 집중수비를 분산시켜주지 못한 경향이 크다. 현재 삼성의 시스템에선 힐도 골밑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

김 감독의 해법은 득점이다. 가드들이 득점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면 당연히 수비가 달라붙고, 골밑의 힐과 이동준에 대한 수비가 분산된다는 것. 현재 수비자 3초룰 폐지로 이동준과 힐이 집중수비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김 감독은 “김승현은 아직도 수비 적극성이 떨어진다. 공격에서도 득점보다는 어시스트를 많이 의식한다”라고 했다. 이어 “박재현은 아직 프로 적응이 덜 됐다. 마음만 급하다. 김태주는 득점력 자체가 좋지 않다”라고 직언했다. 그나마 이정석이 분투 중이지만 다른 선수들을 하나로 묶지를 못한다.

이런 문제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개개인의 특성과 연관된 문제. 이제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5~6라운드서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삼성의 현재 시스템이라면 힐의 부족한 수비력을 메울 세련된 도움수비, 그리고 힐의 공격력을 살려줄 수 있는 부분전술 개발이 단기간에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결국 김 감독으로선 멤버의 조합과 교체 타이밍, 전술 활용 등에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5라운드서 반전을 보여줘야 6라운드서 대역전극을 노릴 수 있다. 그런데 6위 오리온스는 KT와의 트레이드 이후 점점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고, 공동 7위 KCC 역시 만만하지 않다. 삼성이 힐을 영입했지만, 역설적으로 올 시즌 최고의 위기를 맞이했다.

[힐(위), 삼성 선수들(가운데), 김동광 감독(아래). 사진 = 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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