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내 맘 같지 않더라"(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열심히 살았지만 내 맘 같지 않더라고요. 멋지고 화려했던 내가 아닌 초기의 나로 돌아가 보자고 생각했어요. 더 이상의 구설수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가수 비(30, 정지훈)이 말 많고 탈 많았던 지난날을 돌아봤다. 지난 몇 년간 자신에게 있어 대중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는 비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비에게 대중이란 자신을 낳아준 부모 같은 존재다.

“정말 아닌 일이 사실로 규정되고, 진짜 사실은 아닌 일로 감춰지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사실 억울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니 대중은 저에게 곧 부모님이더라고요. 억울해 할 이유가 없었어요. 절 낳아줬고, 먹고 살게 해줬고, 비라는 이름을 얻게 해 준 존재가 바로 대중들이었어요. 부모는 자식을 때릴 수도 있고, 잘 해줄 수도 있죠. 부모님이 때리면 맞고, 사랑해 주시면 사랑을 받는 거죠”

자신에게 부와 인기를 안겨줬던 대중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렸을 때, 비는 달게 받는 편을 택했다. 스스로 생각할 때 사실이 아니었고, 해명하고 싶은 일들도 있었지만, 크게 입장을 표현하지 않았던 비다. 부모님한테 혼났을 때는 가만히 있는 게 맞다고 생각했단다.

연예병사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연인인 배우 김태희와의 열애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는 애꿎게도 탈모보행으로 대중들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에도 연예병사에 대한 근무행태가 보도되면서 비의 군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때문에 비가 복귀하는 것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을 정도.

“많이 시끄러웠던 점에 대해선 송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휴가도 명령 받아서 나가고 총을 잘 쏴서 나간 거였어요. 모든 병사에겐 총 34일의 휴가가 주어지고, 제가 특급전사로 총을 잘 쏴서 25일의 포상휴가를 더 받았어요. 약 59일 휴가를 나갔는데 그게 100일이 되고, 120일이 되더라고요. 늘 얘기하지만 전 행실을 그렇게 잘 못한 적이 없어요. ‘내가 복귀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요. 연예계 복귀를 못 할 정도로 파렴치한 일을 한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그런 믿음은 있었어요. 내가 진짜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좋은 작품을 하면 대중들이 날 믿어줄 거라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비는 많이 성장했다고 했다. 마음고생도 많았고, 감정들이 닳고 닳았지만 어른이 됐다고 생각했다. 억울한 부분도 있었지만 약 4년만의 컴백을 앞두고 내면에 있던 독을 다 빼 냈다.

“억울하지만 풀어지더라고요. 지난 일은 덮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올해를 정리해 보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를 성장하게 해 주는 한 해였고,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초심으로 돌아가서 정말 받아들일 줄 아는 비. 더 견뎌낼 수 있는 비가 되고 싶어요”

[가수 비. 사진 = 큐브DC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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