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로맨스', '오로라'의 후속작이 가지는 득과 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방송 내내 논란·파격·이색 등의 단어와 함께 한 MBC 드라마 '오로라공주'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은 MBC 새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에 득이 될까? 실이 될까?

23일 오후 방송된 '빛나는 로맨스' 1회에서는 까칠한 본부장 강하준(박윤재)과 우유부단한 오빛나(이진), 그리고 집착 강한 변태식(윤희석) 등 주인공의 캐릭터를 알 수 있는 첫 에피소드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강하준은 오빛나에게 집착하는 변태식의 모습을 목격하고 두 사람을 떼어놨지만, 오빛나는 그 앞에서 변태식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 두 사람의 관계는 연인이라기보다는 변태식이 오빛나에게 일방적으로 구애를 펼치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던 중 강하준은 다시 만난 오빛나의 모습에서 과거 자신이 기억하는 누군가를 떠올렸고, 그 순간 첫 회는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된 '빛나는 로맨스'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여러 가족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엇갈린 러브라인을 그려가는 전형적인 일일극의 모습을 띄었다.

파격보다는 정석을 택한 '빛나는 로맨스'에게 전작인 '오로라공주'는 숙제이기도,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 이날 첫 방송 이후에도 관련 게시판과 기사의 댓글란에는 새 작품에 대한 의견만큼이나 전작인 '오로라공주'를 언급하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종영 후에도 '오로라공주'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있다.

'오로라공주'가 '빛나는 로맨스'에 남긴 최고의 유산은 시간대다. '오로라공주'의 전작인 '오자룡이 간다'도 만만찮은 히트를 기록했지만, 어쨌거나 이들 일일드라마가 방송된 평일 오후 7시 15분은 MBC가 드라마를 편성한 지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은 시간대다.

장기간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는 KBS 1TV 일일드라마의 예에서 보듯 일일드라마의 흥행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시청자의 습관이라는 점을 미뤄보면, '오로라공주'가 만들어 놓은 시청층의 가치는 결코 적지 않다. 물론, '오로라공주'의 후속작이라는 그 자체가 가지는 화제성도 무시 못 할 이점이다.

반면, 화제성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오로라공주'는 하룻밤이 지나면 새로운 논란이 등장한다 할 만큼 수많은 논쟁거리를 만들어낸 작품이었고, 이로 인해 해당 시간대의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또 어지간한 전개로는 이슈를 새롭게 생산해내기 힘들다는 점도 '빛나는 로맨스'가 가지는 어려움이다.

돌연사와 귀신이라는 변칙보다는 우선 정석을 택한 '빛나는 로맨스'의 성패에 시선이 쏠린다.

[MBC 새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의 배우 이진, 박윤재, 윤희석(위부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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