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위' 장철수 감독, "원작에 대한 부담감 컸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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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캐릭터가 중요한 작품이다. 웹툰 원작을 스크린에 옮기는 일도 중요했지만, 그 못지않게 캐스팅도 중요한 작업이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캐스팅은 대성공이었다. 흔히 말하는 대세 김수현과 뛰어난 연기력을 겸비한 박기웅, 떠오르는 샛별 이현우까지 어리지만 존재감 있는 세 배우의 시너지는 그야말로 포텐 터졌다.

▲ 원작에 대한 부담 컸어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인기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냥 인기 웹툰이 아닌, 2억 5000만뷰를 육박하는 인기 웹툰이다. 원작을 사랑하는 팬들도 많았다. 그만큼 장철수 감독이 느끼는 부담감은 컸다.

"부담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원작 팬들의 작품에 대한 지지도가 이렇게 강한지 몰랐거든요. '잘 만들어주세요'라는 차원을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만 찍어도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작품이 잘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소린 것 같아요.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장점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웹툰을 영화화 하는 작업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그림으로 펼쳐진 것을 스크린 안에 펼쳐내기란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었다. 원작 팬들도 생각해야했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까지 사로잡아야 했다.

"영화 관객들 중에서는 웹툰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많잖아요. 웹툰 없이도 영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했다. 영화 자체도 완성도가 있어야 하니까…. 좋은 장면만 뽑아 만든다고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어떤 것은 가져가고, 버리고, 변형하고, 새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하죠. 이야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기 위해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 캐스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은밀하게 위대하게' 메가폰을 잡은 장철수 감독 역시 캐스팅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원작이 있는 경우, 비주얼적으로 보여지는 그림이 있기 때문에 캐스팅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캐스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만화 속 평면적인 캐릭터들이 배우에 의해 입체적인 인간이 되잖아요. 누가 그 배역을 맡느냐에 따라 영화에 대한 기대감, 만족도까지 저울질 되죠. 그 캐릭터를 더 잘 살려줄 수 있는,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말 살아있는 생명을 넣을 수 있는 배우를 찾았어요."

장철수 감독은 김수현과 박기웅, 이현우 등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 배우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배우들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만족도도 컸고, 현장도 '이 배우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특히 이번 영화가 잘 된 이유 중 하나가 캐스팅이라고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를 하는데 그만큼 캐스팅이 잘 이뤄진 것 같아요. 요즘엔 아이돌 가수가 연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영화에는 연기만을 생각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스크린에 열정적으로 펼쳐지니 더 몰입이 잘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장철수 감독이 말하는 김수현과 박기웅, 그리고 이현우

김수현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스크린 첫 주연에 도전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영화 '도둑들'의 연이은 흥행으로 대세남으로 단숨에 올라섰지만, 스크린 주연을 맡기는 것은 어쩌면 모험과도 같았다. 김수현 역시 흥행가도를 달리는 시점에서의 주연 데뷔는 새로운 도전을 의미했다. 장철수 감독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

"김수현이라는 배우는 '해품달'을 통해 알게 됐어요. '김수현이 누구길래 이렇게 난리인가' 싶었죠. 호기심을 갖고 보게 됐고, '도둑들'이 개봉했을때 극장에서 처음으로 보게 됐어요. 어찌됐건 인기는 굉장히 높은데 영화 주연은 해본적이 없잖아요. 영화에 첫 주연작이 성공할수 있을까. 그 배우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관문이었고, 같이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배우를 제대로 된 진짜 영화 배우로 자리매김 할수 있을까라는 걱정들도 하긴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철수 감독의 선택은 김수현이었다. 장철수 감독이나 김수현 모두에게 중요한 상황이었다. 결과는 좋았다. 소위말해 대박이었다. 함께 현장에 있었던 장철수 감독은 "김수현이 그냥 그 자리에 오른것이 아니었구나를 느꼈다"고 말했다.

"사실 스크린이라는 것은 TV보다 휠씬 큰 크기에요. 그곳에서는 배우들이 눈썹 하나까지도 보일수 있기 때문에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 실력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공간이요. 영화를 찍으면서 '김수현이 그냥 그 자리에 오른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서 스스로를 채칙질 하는 배우라는 것을 알게됐어요. 현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감을 갖게 하면서 기다리게 된 배우였던 것 같아요."

박기웅이 연기한 리해랑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어쩌면 가장 튀는 캐릭터다. 원작과 가장 많이 달라진 캐릭터도, 변형도 됐다. 장철수 감독은 "리해랑 캐스팅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리해랑 캐스팅이 가장 어려웠어요. 가볍게 나오지만 가슴아픈 사연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잖아요.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누굴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균형있게 맞춰줄, 유쾌한 느낌의 배우, 그러면서도 다른 캐릭터와 조화를 이룰수 있는 그런 배우를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장철수 감독의 선택은 박기웅이었다. 드라마 '각시탈'에서 일명 미친연기를 선보였던 박기웅이 장철수 감독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박기웅은 변신의 귀재, 카멜레온 같은 배우죠. 10년 동안 안 해본 역이 없더라고요. 본능적으로 캐릭터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감탄할 정도로 잘 알아차려요. 촬영이나 편집이 요구하는것까지도 이미 다 알고 있더라고요.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을 했어요. 박기웅을 보면서 우사인 볼트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지막 인물은 리해진이다. 최연소 조장이자 원류환(김수현)을 따르는 리해진은 여린듯 하지만 강인한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사랑스러움도 겸비해야 하는 배우가 필요했다. 어쩌면 이현우는 그런 이미지에 제격이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이현우를 봤어요. 보자마자 사랑스러운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죠. 연기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귀엽고, 애정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만났는데 여전히 사랑스러웠어요.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이현우는 사랑을 하지 않을수 없는 그런 배우였어요. 현재의 모습보다 더욱 발전하고 싶은 욕망과 욕심이 보였어요."

이현우를 만나본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그의 사랑스러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적당한 단어를 고르고,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눈빛으로 이현우를 표현한다. 장철수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현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이 흐뭇하게 만들더라고요. 어떻게든지 도와주고 싶게 만드는 인물이에요. 스스로 사랑과 복을 만들어가는 인물인 것 같아요. 그런것을 먹고 잘 자라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성인 배우로 탈바꿈할 것 같아요."

[장철수 감독.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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