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김상미를 왜 '바나나걸'로 보나 [최두선의 나비효과]

[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29일 방송된 '짝' 애정촌 51기에는 여자 1호가 출연했다. 빼어난 미모를 가진 여자 1호는 남자 출연자는 물론 시청자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예쁜 외모에 대한 감탄은 이내 의혹으로 변했다. 그녀가 지난 2008년 4대 바나나걸로 활동한 이력이 도화선이 됐다. 여자 1호의 출연은 일순간에 거짓이라고 비난 받았다. 제기된 논란은 홍보목적 출연 여부와 통행금지 시간, 외박금지의 진위성 등 3가지이다.

홍보 목적으로 출연했다는 주장에 대해 '짝'의 민인식 CP는 마이데일리에 "김상미가 바나나걸로 활동했던 시기가 2008년으로 5년전이다. 과거 연예인 활동을 했다고 해서 짝을 찾지 말란 법은 없다. 방송에서도 현재 뮤지컬 배우와 CF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전했다.

명확한 해명이다. 김상미가 짝에 출연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과거 연예인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그녀의 출연을 제한하고, 무조건 홍보 목적이다고 보는 것은 역차별이 맞다. 또 연예인이기 때문에 일반인과 함께 출연할 수 없다는 주장은 다른 출연자를 무시하는 처사다. 이미 배우, 모델이란 사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공평하다.

논란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통행금지 시간과 외박금지가 있다"는 그녀의 엄격한 가정환경이 발단이 됐다. 여자 1호는 방송에서 "나에게는 특이사항이 하나 있다. 아직도 나는 10시 반이라는 통행금지 시간이 있고 외박을 한번도 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또 "사실은 오늘 여행이 개인적으로 보내는 첫 여행이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근거는 여자 1호의 SNS에 올라온 여행사진, 심야 시간(10시 반 이후)에 공연을 본 티켓 사진이었다.

통금 시간부터 따져보자. 문제를 제기한 네티즌들의 주장대로 그녀가 10시 반 이후에 들어간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통금 시간이 있다는 말을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이면에는 부모의 허락 하에 통금 시간이 조정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SNS에 올라온 사진만으로 통금 시간의 존재가 거짓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외박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개인적으로' 외박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족 여행이나 친구들과 함께 한 여행, 출장 등은 그녀가 생각하는 외박에서 제외된다. 가족 여행이라면 홍콩에도 다녀올 수 있는 것이다. 그녀가 여행을 누구와 갔는지, 왜 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추측만으로 거짓말이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사실 그녀의 말을 이렇게 따지고 있는 것 자체가 우습다. '짝'은 짝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여자 1호는 시청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출연한 것이 아니라 짝을 찾기 위해 출연했다.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어느 정도 과장은 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출연자의 말과 행동은 그 자체로 짝을 찾는 하나의 과정이다. 그 것을 판단하고 생각하는 것은 출연자의 몫이고, 시청자는 그 과정을 보며 재미를 느끼면 그만이다.

여자 1호에 대한 잣대가 너무 엄정하다. 바나나걸 출신이라는 점에서 나온 선입견은 이미 여자 1호를 '홍보를 목적으로 나온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버렸다. 제작진의 해명과 여자 1호의 말은 듣지 않은 채 그녀의 신상을 캐고 있는 행태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짝'에 출연한 여자 1호 김상미. 사진출처 = SBS 방송화면 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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