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공 지리더라. 끝나고 밥 먹자"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현재까지 올 시즌 가장 강렬한 신인 선수는 누구일까? 여러 선수가 생각나지만,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두산 베어스 김택연이다.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은 올 시즌 34경기에서 2승 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41의 호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그의 패스트볼은 타자들의 배트를 허공에 헛돌게 한다. 150㎞ 초반의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가 워낙 뛰어나 '알고도 못 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RPM)가 무려 2428로 전성기 시절 돌직구를 던졌던 삼성 오승환과 닮았다.
김택연은 올 시즌 프로에 데뷔한 신인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때면 긴장한 모습으로 선배들에게 인사하기에 바쁘다. 그런 그가 그라운드에서 모자를 벗과 환하게 웃으며 장난치며 행복해했다. 누구를 만났길래 그런 것일까?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를 마치고 클리닝타임 때 있었던 일이다. 클리닝타임 이란 야구에서 5회말 경기가 끝난 후 잠시 정비할 겸 잠깐의 시간을 갖는 걸 말한다. 관계자들이 그라운드 정비를 할 동안 당일 선발 명단에 들지 못한 양 팀 선수들은 외야로 나와 가볍게 몸을 풀며 경기 교체 출전을 준비한다.
이날 김택연도 동료들과 함께 외야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스트레칭하던 중 NC 선수단의 한 선수를 보고 모자까지 벗고 달려갔다. 그의 표정에는 행복함이 가득했다. 김택연과 이야기를 나눈 선수는 한재승이었다.
한재승은 김택연의 고등학교 선배다. 두 선수 모두 인천고 출신으로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서로를 격려했다. 한재승은 김택연에게 "공 너무 좋더라. 끝나고 밥 먹자"라며 후배를 챙겼고 실제로 경기 후 두 선수는 따로 만나 식사를 함께했다.
인천고 출신 한재승은 2021년 2차 4라운드 전체 36번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우완 투수다. 묵직한 패스트볼과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가 강점인 투수다. 지난해까지 23경기 20.1이닝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54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35경기 30이닝 1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NC에 없어서는 안 될 필승조로 성장했다.
강인권 NC 감독도 "한재승은 정말 많이 먹고 운동을 많이 한다. 우리 불펜 에이스다"라며 김영규과 함께 NC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고등학교에서 함께 땀 흘리며 운동했던 두 선수는 각자의 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성장해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클리닝타임 때 김택연과 한재승이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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