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세 번은 너무 하잖아. 참을 만큼 참았어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헛스윙 삼진을 당한 두산 김재환이 뒤돌아서서 배트를 바닥에 내던지려다 겨우 참았다. 그리고 다음 타석에서는 상대 투수와 포수에게 항의하며 신경전이 벌였다. 김재환이 왜 이렇게 화가 났던 것일까.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일어난 일이다. 상황은 이랬다.
두산 김재환이 3회말 2사 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1볼 1스트라이크 상황 NC 선발 카스타노의 3구째 144km 투심 패스트볼이 김재환의 머리 위로 날아왔다. 김재환은 고개를 숙이며 헤드샷을 피했고 투수를 노려봤다. 그런데 5구째 147km 투심 패스트볼이 또다시 머리로 날아왔다. 이번에는 얼굴 정면으로 향하는 공이었다. 깜짝 놀란 김재환은 카스타노에게 한 걸음 다가가며 항의했고 포수 박세혁에게도 불만을 표출했다. 머리로 향한 두 번의 패스트볼에 예민해진 김재환은 결국 6구째 136km 몸쪽 높은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뒤돌아서 배트를 내동댕이치려다 참았다. 팀의 4번 타자로 경기에 나섰는데 득점 찬스를 놓쳤다는 책임감과 두 번의 위협구에 화가 난 것이다.
그런데 김재환과 카스타노의 신경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6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김재환에게 또 상황이 벌어졌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카스타노가 던진 144km 투심 패스트볼이 이번에도 머리로 날아왔고 김재환은 황급히 고개 숙여 피했다. 앞선 상황을 모를 리 없었던 주심은 김재환을 막아서며 두 선수의 충돌을 막았고 옛 동료였던 NC 포수 박세혁도 고의가 아니었다며 진정시켰다.
물론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가 날 만한 상황이었다. 카스타노도 이 상황을 의식했는지 볼넷으로 출루한 김재환에게 고의가 아니었다는 제스처를 하며 사과했고 두 선수의 신경전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한편 김재환은 지난달 초 연속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은 페이스가 떨어졌다기보다는 유독 타석에 있을 때 ABS에 딱 맞는 공이 들어온다"라며 ABS로 인해 타석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김재환을 언급했다.
김재환은 지난 2021시즌을 마치고 4년 115억(계약금 55억, 연봉 55억, 인센티브 5억)이라는 초대형 FA 계약을 맺었지만 최근 2~3년간 제 몫을 못 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명예를 회복하고자 자존심을 내려놓고 마무리 훈련에도 참여했고, 비활동 기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강정호와 함께 땀도 흘렸다. 그 결과 올 시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일 현재 타율 0.272 14홈런 66안타 47타점 35득점 장타율 0.506 OPS 0.868이다. 지난 2020년 30홈런을 기록했던 시즌과 비슷한 추세다.
김재환이 상승 곡선을 이어가면 두산 타선의 화력은 더 강해지고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는 두산에 큰 힘이 된다.
[카스타노의 계속된 위협구에 화가 난 김재환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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