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서의 8승 추억은 묻어두고…3승22패, ML 최악의 팀을 구한 이 남자의 필살기 ‘115km 커브’

플렉센/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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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에서의 8승 추억은 묻어두고…

선발진에서 탈락한 줄 알았다. 패전처리로 기용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선발투수로 돌아와 영웅이 됐다. 3승22패, 크리스 플렉센(30)이 메이저리그 최악의 팀(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시즌 네 번째 승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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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센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 경기서 5이닝 2피안타 2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이적 후 첫 승(3패)을 따냈다.

플렉센은 2020년 두산 베어스에서 8승을 따낸 뒤 메이저리그에 역수출됐다.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4승6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한 뒤 내리막이었다. 2022년 8승9패 평균자책점 3.73, 2023년 2승8패 평균자책점 6.86을 기록했다. 시애틀에서 17경기서 4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치며 사실상 쫓겨나다시피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됐다. 그러나 다시 한번 방출됐고, 우여곡절 끝에 콜로라도 로키스로 옮겨 시즌을 마쳤다.

그런 플렉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년 175만달러(24억원)에 계약했다. 리빌딩 팀이라 작년 최악의 부진에도 선발진에 들어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첫 3경기서 4.1이닝 4실점, 6.1이닝 3실점, 2.2이닝 6실점한 끝에 선발진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플렉센은 2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서 4이닝 무실점, 23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서 2.1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사실 두 경기 모두 크게 뒤진 상황서 2~3번째 투수로 등판, 패전처리로 기용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그 2경기를 발판 삼아 선발투수로 복귀해 좋은 투구를 했다. 90마일대 초반의 패스트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메이저리그. 플렉센은 더 느린 공을 택했다. 커브를 70마일대 초반으로 떨어뜨렸다. 사실 이전 등판서도 그렇게 던졌는데, 커맨드가 중요하다.

2회 선두타자 헤럴드 라미레즈에게 구사한 2구 커브가 71.4마일(약 114.9km)이었다. 80마일대 초~중반의 커터와 체인지업을 섞었다. 2회 커티스 미드에겐 71.9마일, 73.3마일 커브를 잇따라 구사하기도 했다. 3회 1사 후 페냐 핀토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흔들리지도 않았다. 얀디 디아즈를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포효했다. 5회는 단 7개의 공으로 마무리하는 위력을 선보였다.

플렉센/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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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올 시즌 투타 각 수치가 심각할 정도로 좋지 않다. 디 어슬래틱은 지난 26일 기사를 통해 화이트삭스가 올 시즌 100패 이상을 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발진 세팅이 최악이라고 했는데, 일단 플렉센이 숨통을 텄다. MLB.com은 “플렉센의 호투가 팀 승리에 뒷받침이 됐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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