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연출 자격? 한국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거리감 있어" [MD현장]

'동조자' 스틸컷 / 사진 = 쿠팡플레이 제공
'동조자' 스틸컷 / 사진 = 쿠팡플레이 제공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연출자로서 '동조자'를 제작한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쿠팡플레이 독점 HBO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동조자'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박 감독은 "한국인으로서 (작품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거리감이 있다. 나는 세대도 그렇고 국적도 그렇고 이 작품의 시대, 그리고 이 나라들에 대해서 완벽하게 잘 알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모르지도 않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가질 수 있는 객관성이 있다. 이 작품을 만들기에 적당한 수준의 거리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나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고 활용해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가 어떠한 소재를 취하는 데에 있어서 꼭 그 집단에 속해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독일 감독이 한국의 역사를 다룬 이야기를 만들겠다고 하면 나는 그것을 비웃을 생각이 없다. 오히려 궁금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소재가 되는 지역, 사건, 역사를 얼마나 진지하게 공부하느냐의 문제다. 또 다행히도 제작 과정 중 원작 작가가 모두 생존해 있어 작품의 의도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내 나름의 관점을 넣어서 할 수 있는 한 역사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담았다. 그리고 나름의 영화적인 표현을 구사해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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