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김태형의 롯데, 233일 만의 되풀이된 7연패…'구본혁 결승타+김범석 쐐기타' LG, 엘롯라시코서 먼저 웃었다 [MD잠실]

LG 트윈스 김범석./마이데일리
LG 트윈스 김범석./마이데일리
2024년 4월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투수 엔스가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투수 엔스가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LG 트윈스가 지난주 1승 5패의 충격을 극복하며 연패에서 벗어났다. 반면 롯데는 지난해 8월 27일 KT 위즈전까지 7연패를 기록한 이후 233일 만에 다시 한번 7연패의 늪에 빠졌다. 속절없는 추락이 아닌, 올해는 좀처럼 바닥에서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엘롯라시코' 라이벌 맞대결에서 7-2로 승리하며, 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윤동희(우익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손호영(2루수)-이학주(유격수)-김민성(3루수)-정보근(포수)-김민석(좌익수),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

LG : 홍창기(우익수)-문성주(좌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구본혁(유격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

지난주 삼성 라이온즈-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모두 '스윕패'를 당한 롯데, 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1승 5패로 부진했던 LG가 올 시즌 처음으로 만났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멘탈적으로 리셋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개막전에서 졌다'고 생각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개막전에서 지고, 다시 시작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태형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힘든 한 주를 보냈지만, 사령탑은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은 전체적으로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좋지 않다. 하지만 대체 선수들은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 지금의 그림을 통해 어느 정도 선수들이 세팅이 되면 분명히 치고 나갈 수 있는 바운딩 기회가 있을 것. 계속해서 지면 힘들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지 않나"라며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은 두 팀에서도 승부는 갈렸다.

2024년 4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구본혁이 9회말 1사 만루서 끝내서 만루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LG는 구본혁의 끝내기 홈런으로 8-4로 승리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구본혁이 9회말 1사 만루서 끝내서 만루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LG는 구본혁의 끝내기 홈런으로 8-4로 승리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신민재가 7회말 2사 1.2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신민재가 7회말 2사 1.2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명성이 자자한 '엘롯라시코'와 달리 양 팀의 경기는 의외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경기 초반의 흐름을 먼저 손에 쥔 것은 LG였다. LG는 2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보경이 롯데 선발 '사직예수' 윌커슨과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134km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익수 앞에 안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텄다. 그리고 후속타자 박동원이 윌커슨의 4구째 140km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좌익수 방면에 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LG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LG는 이어지는 1사 1, 2루에서 최근 타격감이 절정에 달해 있는 구본혁이 윌커슨이 던진 5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으로 들어오는 137km 커터를 중견수 방면에 안타로 연결시켰고, 이때 2루 주자였던 문보경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좋은 흐름은 계속됐다. LG는 이어지는 1, 2루 기회에서 박해민이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고, 신민재가 윌커슨의 131km 슬라이더를 받아쳐 두 명의 주자를 더 홈으로 소환하면서 3-0까지 간격을 벌렸다.

이후 양 팀은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을 선보였다. '사직예수' 윌커슨은 2회 3실점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부진한 투구를 펼치는 것처럼 보였으나, 3회 실점 위기를 넘기더니 4회부터 6회까지 LG 타선을 모두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좋은 흐름을 선보였다. LG 선발 디트릭 엔스는 1~2회를 실점 없이 넘긴 뒤 3회 2사 3루의 위기에서 윤동희를 3루수 땅볼로 요리하며 경기 초반부터 순항했다. 그리고 4회 선두타자 정훈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무실점을 이어갔고, 5회 2사 1, 2루까지 넘어서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롯데 자이언츠 정훈./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정훈./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김범석./마이데일리
LG 트윈스 김범석./마이데일리
2023년 6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롯데-LG 윤동희./마이데일리
2023년 6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롯데-LG 윤동희./마이데일리

투수전 양상에 균열을 가한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정훈이 엔스의 4구째 148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정훈이 휘두른 배트의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는 무려 169.8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잠실구장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이날도 롯데의 공격은 쉽게 잘 풀리지 않았다.

롯데는 3회 2사 3루와 5회 2사 1, 2루를 비롯해 7회에도 이학주의 몸에 맞는 볼과 정보근의 안타로 마련된 2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이때마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윤동희가 3루수 땅볼과 2루수 땅볼,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롯데가 좀처럼 점수를 생산하지 못하자, 이번에는 LG가 간격을 벌려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LG는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해민이 롯데의 바뀐 투수 최준용의 3구째 132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쳐 물꼬를 텄다. 이후 박해민은 2루 베이스를 훔치는데 성공하며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겼다. 여기서 앞서 2타점 적시타를 쳐낸 신민재가 최준용의 4구째 144km 직구를 우익수 방면에 안타로 연결시켰고, 박해민이 홈을 파고들면서 다시 3점차를 유지했다.

LG의 득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LG는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홍창기가 연속 안타로 다시 한번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여기서 1, 2루 찬스에서 대타 김범석이 롯데의 바뀐 투수 최이준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고, 후속타자 김현수가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7-1까지 달아났다. 이로써 LG는 올 시즌 8번째, 팀 3번째, 통산 1084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롯데는 8회초 공격에서 전준우가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한 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균형을 맞추지 못했고, LG는 2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반면 롯데는 2023년 8월 1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8월 27일 사직 KT 위즈전 이후 233일 만에 다시 한번 7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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