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봇심판 원하는데…선수들은 사람을 원해” ML 251승 레전드의 현실론, 美 ABS는 아직 멀었다

사바시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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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는 로봇심판을 원하는데…”

KBO리그는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ABS 콜 논란으로 뜨겁다. 그날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을 관장한 문승훈 구심이 ABS의 스트라이크 콜을 시그널 하지 않아 사실상 경기결과가 뒤바뀌었다. 아울러 이민호 1루심이자 심판조장이 ‘판정 조작’을 하려는 정황이 SBS스포츠 중계방송에 고스란히 잡히면서 심판들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상벌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사바시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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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메이저리그는 어떨까. 올해 KBO리그가 도입하려다 현장의 반발에 부딪힌 피치클락을 이미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견제구 제한, 시프트 제한도 2년째 시행하고 있다. 야구의 진행속도를 빠르게하고, 인플레이 타구가 좀 더 많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변화가 유의미한 성과로도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날이 갈수록 NHL, NBA와의 인기, 수익 차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상당한 위기감이 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ABS는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논의 자체는 KBO리그보다 훨씬 일찍 시작했다. 독립리그에서 시범운영까지 했다. 미국 역시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한 현장과 심판들 사이의 갈등, 피로도 문제가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아직 ABS를 정식으로 도입할 계획은 없다. 기술적 측면의 보완에 대한 고민과 함께, 스트라이크, 볼 판정만큼은 야구 전통론자들의 ‘최후의 마지노선’이라는 분위기가 있다. 심판노조들로부터 찬성을 받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밀워키 브루어스, 뉴욕 양키스에서 통산 561경기에 등판, 251승161패 평균자책점 3.74을 기록한 전설의 왼손투수 C.C 사바시아(44)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더 팻 맥아피 쇼에 출연, 메이저리그의 로봇심판 도입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현역 선수들이 반대할 것이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사바시아는 이 방송을 통해 “만약 그 결정이 내게 달렸다면, 나는 로봇 심판들로 가득 차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 대해 선수들과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로봇 심판을 원하지 않는다. 선수들은 일종의 인간적인 요소를 원한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전통론자의 목소리가 강하다. 이 방송을 보도한 블리처리포트는 “심판의 콜은 경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메이저리그는 그것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로봇 심판이 아직 메이저리그에 소개되는 것은 먼 얘기처럼 들린다”라고 했다.

대신 사바시아는 현재 일부 마이너리그에서 채택 중인 ‘챌린지 시스템’의 메이저리그 도입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사용하는 것은 빠른 일이며, 완전히 자동화된 로봇 심판으로 가기 전에 우리는 그것으로 바뀔 것 같다”라고 했다.

사바시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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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ABS 관련 이슈가 발생했지만, ABS의 문제가 아닌 적용하는 심판들의 문제였다. 메이저리그 역시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결국 ABS도 도입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은퇴한 사바시아는 ABS에 거부감은 없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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