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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가수 김태원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아들이 필리핀 유학을 끝마치면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청산하게 됐음을 밝혔다.
4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에서는 전설의 밴드 부활의 리더이자 천재 뮤지션 김태원이 출연해 가수 김종서와 코미디언 이윤석, 그룹 2AM 겸 배우 정진운을 초대했다.
이날 김태원은 "내가 아들이 있지 않나. 걔가 22살이 됐다. 2005년에 필리핀으로 유학을 갔다. 발달장애가 있는데 필리핀이 그런 시설이 잘 돼있다. 드디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20년 만에 기러기 아빠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근황을 전했다.
김태원이 2005년 필리핀으로 가족을 떠나보내고 긴 시간 기러기 아빠로 지내온 것은 아픈 아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면서도 김태원은 "가족들이 필리핀에 처음 갔을 때 톡 같은 게 없었다. 컴퓨터에 조그마한 카메라를 붙여놔서 소통했다"며 "그런데 그게 고장 나서 3일 동안 꺼져있었다. 4일 만에 딱 켜졌는데 내가 그걸 숨겨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솔직하게 외로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아들이 자폐스펙트럼을 처음 진단받았던 당시도 회상했다. 그는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무척 냉정하게 말했다. 아이가 자폐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아들이 자라면서 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우리가 결국 지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필리핀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잘 돼있다. 그때 아들의 증상이 두드러질 때였다. 와이프 같은 경우 말없이 계속 그 무거운 아이를 안고 멀리서 날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난 그때 일한답시고 바쁘다고 비겁한 핑계를 댔다. 아내가 혼자 힘들었을 거다"며 고백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태원은 "비겁하게 음악 뒤에 숨었다는 게 가장 솔직한 나의 표현이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 속였다. 이 음반이 중요하니까 난 음악에 몰두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건 핑계였다. 집에 있으면서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쓸데없이 그랬다. 내가 철이 덜 들었다"며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 기억으로는 한 2년 정도를 믿지 못했다. 그 단어를, 발달장애라는 걸. 결국 아들의 존재를 안 믿는 것과 비슷하고 그건 내 와이프를 미워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다. 그런 것들이… 아내에게 무조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김태원은 아들을 외면했던 잘못을 깨닫고 좋은 아빠가 되고,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김태원은 "(아들이) 아빠를 좋아한 지 한 5년 됐다. 그전에는 나를 아빠로 생각 안 했다. 곁에 없으니까. 급격하게 친해지면서 나를 위해 자꾸 한국말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영어로 말을 하는데 내가 '너무 어이없지 않니'라고 하면 엄마한테 '어이없다'가 뭔지 물어본다. 아들이 내게 맞춰준다. 아주 멋있다 이 상황이. 행복하고"고 미소 지었다.
또한 "(아들이) 드럼을 배우고 있다. 기타도 조금 친다.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를 아들이 올라와서 스페셜로 퍼커션 연주를 했다. 음악을 듣는 폭이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미국, 영국, 세계 음악을 하루 종일 듣는다. 같은 음악을 두 번 듣지 않는다. 내 아들이 날 닮았다"고 아들 자랑에 나섰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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