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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라클파크였다면 트리플스 앨리(3루타 골목)에 떨어졌을 것이다.”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비공식 데뷔 두 번째 경기만에 홈런을 신고했다.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 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정후는 0-2로 뒤진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애리조나 우완 선발투수 리네 윌슨에게 볼카운트 2B1S서 4구 94.7마일 포심을 잡아당겨 우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발사각이 단 18도에 불과할 정도로, 사실상 직사포였다. 대신 비거리 418피트에 타구속도는 109.7마일이었다.
대부분 매체가 이정후의 첫 홈런에 극찬을 쏟아냈다. 그러나 SF 게이트는 결이 좀 달랐다. 이 매체는 “오라클파크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리그 전체 모든 야구장에서 똑 같은 타구를 날렸다면 29개 경기장에서 홈런이 됐을 것이다. 하나 예외가 오라클파크”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파크는 우측까지의 거리는 94m로 짧다. 그러나 우중간이 128m, 약 421피트로 깊숙하긴 하다. 이정후의 이날 비거리가 418피트였으니, 오라클파크의 우중간이었다면 타구가 넘어가지 않고 그라운드에 떨어졌을 것이라는 게 SF 게이트의 지적이다.
SF 게이트는 “만약 이정후가 오라클파크에서 그 타구를 날렸다면 타석에서 415피트 떨어진 트리플스 앨리로 알려진 코너, 또는 적어도 그 근처에 떨어졌을 것이다. 화려한 수비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나온 홈런만큼 축하받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SF 게이트는 “경종을 울릴 이유는 없다. 이정후는 오라클파크에 익숙해질 시간을 가질 것이다. 새 홈구장 치수를 염두에 두고 정규시즌에 접근할 것이다. 이정후의 스프링 트레이닝 홈런이 어떤 징후가 있다면, 트리플스 앨리로 가는 안타도 그 이름 그대로의 결과를 내줄 것이다”라고 했다.
SF 게이트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정후가 1년 내내 오라클파크에서만 야구를 할 것도 아니고, 설령 해당 타구가 오라클파크에서 3루타가 됐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박수 받을 수 있다.
또한, SF 게이트의 논리라면 오라클파크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지 못하는 타구는 나머지 29개 구장에서 홈런이 되더라도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궤변이 따로 없다. 야구장 규격은 모두 다르고, 홈런은 홈런이고, 안타는 안타다. 이정후에 대한 관심이 여러모로 대단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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