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뼛조각 제거 수술도 감각 돌아오는데 1년은 걸려요.”
지난 2월 중순에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만난 KIA 타이거즈 정재훈 투수코치는 이렇게 얘기했다. 정재훈 코치는 “나도 수술 많이 받아봤는데, 토미 존은 말할 것도 없고 뼛조각 제거 수술도 그렇다”라고 했다.
우완 마당쇠 장현식(29)을 두고 한 얘기였다. 장현식은 2020년 NC 다이노스에서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지난 4년간 무려 216경기에 등판했다. 연간 54경기였으니, 팔에 탈이 날 법도 했다. 전임 감독 시절엔 4연투로 논란의 중심이기도 했다.
2022년 10월에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토미 존 수술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재활기간이 필요했다. 애당초 2023시즌 5월 이후 복귀가 예상됐지만, 예상을 깨고 4월 말에 복귀했다. 심지어 56경기에 등판하며 2022시즌 54경기보다 2경기에 더 나갔다.
필승계투조는 아니었다. 구위, 커맨드 모두 지난 2~3년보다 조금씩 처진 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경기흐름이 애매하다 싶을 때마다 호출을 받고 던지고 또 던졌다. 2승2패3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4.06. 지난 2년간 이어온 3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정재훈 코치의 말대로, 일단 투수는 팔에 칼을 대면 고유의, 미묘한 투구 감각이 사라진다. 그걸 끝내 못 찾고 은퇴하는 투수들도 있다. 토미 존 수술에 대한 재기 성공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100%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장현식은 2023시즌을 두고 “아쉽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캔버라 캠프 불펜에서 왼손이 장민기였다면, 오른손은 장현식이었다. 가장 불펜에 오래 머무르며 정재훈, 이동걸 코치와 얘기를 오래 주고받는 투수들이었다. 그만큼 올해 잘 하고 싶은 열망이 강하다.
그런 장현식은 지난 28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스프링캠프 대외 세 번째 연습경기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심지어 공 4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올리는 ‘순삭쇼’를 선보였다.
평가, 리뷰를 하기 힘들 정도로 순식간에 끝난 1이닝이었다. 그래도 패스트볼 145~146km를 찍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3시즌 패스트볼 평균 146.8km에 거의 육박했다. 2022년에도 146.6km를 찍은 만큼, 장현식의 작년 고민은 스피드보다 감각, 커맨드였다.
더 이상 아픈 곳도 없고, 순조롭게 컨디션을 올린다. 어떻게 보면 장현식은 시즌 첫 비공식 경기가 4구만에 끝났으니, 아쉬울 법도 했을 듯하다. 다음 등판서 더 많은 공을 던지면, 올 시즌 준비과정을 좀 더 엿볼 수 있을 듯하다. 순조롭게 컨디션을 올리면 필승계투조의 귀환이 유력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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