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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1억1300만달러 계약으로 히트를 쳤지만…”
‘악마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2)가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의 최대 루저라는 주장이 나왔다. ‘협상의 귀재’라는 보라스로선 ‘굴욕’이 아닐 수 없다. 블리처리포트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보라스가 올 겨울 예년만큼 재미를 못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식적으로 스토브리그가 막을 내렸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23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했다. 그런데 아직도 보라스의 FA 고객 다수가 소속팀을 못 찾았다. 빅5로 불리는 코디 벨린저,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맷 채프먼, J.D 마르티네스가 대표적이다.
보라스는 특유의 벼랑 끝 협상으로 구단들을 몰아치려고 하지만, 구단들의 반응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게 블리처리포트의 분석이다. 구단들은 보라스의 FA 빅5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거나,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관망 중이라고 봤다. 시범경기가 개막했음에도 여전히 팽팽한 ‘대치 모드’라는 의미.
블리처리포트는 “보라스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 이정후의 1억1300만달러(6년) 계약과 리스 호스킨스(밀워키 블루어스)의 3400만달러(2년) 계약으로 히트를 쳤지만, 그의 5명의 최고 고객들이 FA 시장에서 쇠락하고 있다. 이건 아마도 보라스가 2월에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빅5의 약점을 찔렀다. 예를 들어 벨린저는 2023시즌 시카고 컵스에서 부활했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OPS 0.648, WAR 1.0이라고 했다. 작년에 부활했지만, 보라스의 세일즈와 별개로 2023시즌의 성적 상승을 애버리지의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일리 있다.
스넬도 사이영상 수상자이긴 하지만, 볼넷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수였고, 두 차례 사이영을 받는 사이 리그 평균보다 겨우 4% 정도 나은 4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몽고메리도 토미 존 수술 이력이 있고, 채프먼은 OPS에 함정이 있으며, 마르티네스는 나이가 많아 홈런생산력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블리처리포트는 FA 시장이 확실히 쪼그라들었다고 덧붙였다.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의 파산이 구단들의 중계권료 수입 타격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에 악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다. 최근 수년간 오프시즌만 되면 미친 투자를 했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올 겨울 잠잠했던 게 대표적이다.
빅5 같은 거물들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중저가 FA들의 계약은 하염없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라스의 오랜 고객 중 한명인 류현진(37)이 결국 12년만에 한화 이글스로 유턴한 것도 시장의 흐름, 보라스의 협상 스탠스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국내 팬들과 KBO리그로선 류현진의 유턴이 반갑지만, 보라스로선 엄연한 ‘노딜’이다.
물론 블리처리포트는 보라스의 노련함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여전히 FA 빅5를 원하는 팀들이 있고, 보라스 특유의 압박 전술이 여전히 업계에서 통한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이른 것 자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보라스가 오프시즌 최대 패자인 건 맞다고 주장했다. 보라스의 올 겨울 행보가 지루하며, 폭발적인 피날레가 없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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