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지혁(31, 삼성 라이온즈)같은 슈퍼백업의 존재감. KIA 타이거즈는 떠나고 나니 실감한다.
KIA는 작년 7월 류지혁을 삼성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김태군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결국 KIA 안방은 이제 숨통이 트였고, 단계적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대신 류지혁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내야 슈퍼백업’을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KIA 내야는 좌측부터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이 확고한 주전이다. 그러나 KIA로선 30대 중반의 김선빈의 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박찬호도 2년이 흐르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김도영을 일단 대형 3루수로 성장시킬 계획이지만, 미래의 일은 누구도 장담 못한다. 더구나 세 사람 모두 최근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다.
KIA는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2023시즌을 앞두고 김규성을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 보내 실전 경험을 쌓게 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서는 캔버라 캐벌리에 박민을 보냈다. 박민은 공수겸장 유격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
실제 캔버라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오키나와 캠프까지 간다. 대신 김규성은 캔버라 캠프 이후 오키나와가 아닌 2군 선수들이 있는 고치로 간다. 이게 1군에서의 입지 축소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을 두루 체크해보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어쨌든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김규성보다 박민이 좀 더 이범호 감독의 눈에 들 기회를 잡는다. 이게 끝이 아니다 김도영의 중, 고교 라이벌 윤도현과 김도영과 윤도현의 1년 후배 정해원도 당당히 캔버라에 이어 오키나와까지 간다.
윤도현은 지난 2년간 유독 부상이 잦았다. 타격 능력만큼은 김도영, 그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2022년 기장 연습경기서 우측으로 밀어 1,2간을 가르는 강한 타구를 날리는 모습에 전임 단장이 호평하기도 했다. 보통의 신예와 다르다.
정해원도 고교 시절부터 타격능력 하나만큼은 발군이었다. 김도영과 윤도현의 후배이자 포지션이 일부 겹친다는 게 불운으로 여겨지지만, KIA는 정해원의 잠재력도 포기하지 않는다. 이범호 감독은 작년 오키나와 마무리훈련부터 이 선수들을 살뜰하게 챙겼다.
만약 KIA에 외부에서 새 감독이 왔다면, 아무래도 박민, 윤도현, 정해원에 대한 관심이 닿는 시점이 상대적으로 늦을 것이다. 주전들 파악부터 먼저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이 팀에 14년째 근속 중이다. 2군 총괄 시절을 통해 KIA 유망주들을 속속들이 꿰고 있고, 마무리훈련에서도 꾸준히 스킨십했다.
위의 3인방은 공수를 갖춘 슈퍼백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범호 감독은 21일 인천공항으로 일시 귀국하면서 작은 틈을 통해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성장을 유도할 것인 것 고민 중이라고 했다.
KIA가 내야의 미래를 바라보고 움직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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