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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가 되지 못한 정현욱…두산 선처 없는 대응 예고 [MD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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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 이영하는 지난 2018년 한 브로커의 승부조작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며 클린베이스볼에 앞장섰다. 계속된 접촉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를 구단과 경찰에 알려 사건의 확산을 막았다. 이에 포상금 5천만원의 행운을 안았고, 이를 전액 기부하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또 다른 어둠의 세력이 야구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러나 제2의 이영하는 나오지 않았다. “롤모델이 이영하”라고 인터뷰했던 두산 투수 유망주 정현욱은 그의 용기까지는 닮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 13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정현욱(22)과 포수 권기영(22)을 자격정지선수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현욱은 스포츠토토 참여, 권기영은 부적절한 사행성 사이트 접속이 각각 적발됐다.

시작은 구단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이었다. 한 대부업체가 정현욱의 채무 사실을 알렸고, 곧바로 사태 파악에 나선 두산은 정현욱이 그 동안 스포츠토토를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채무도 이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다.

프로스포츠 선수의 스포츠토토 참여는 중징계 사안이다. 국민체육진흥법 제30조는 ‘체육진흥투표권 발생 대상 운동경기의 선수, 감독·코치는 물론 경기단체 임직원의 체육진흥투표권을 구매·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KBO도 야구규약 제148조 6항을 통해 ‘불법 스포츠 도박 운영 및 이용행위 등 국민체육진흥법상 금지 또는 제한되는 행위를 하면 KBO 총재는 부정행위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한 모든 프로야구선수는 도박, 승부조작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한다. 이번 일탈 행위로 법과 규정을 모두 위반했다.

정현욱의 불법 행위로 충격을 받은 두산은 곧바로 1, 2군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난해 S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포수 권기영도 사행성 사이트에 줄곧 접속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향후 수사 당국의 조사와 KBO 징계위원회 결과를 보고 구단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매 년 신인들을 대상으로 도박, 승부조작 방지 교육을 철저히 실시했는데도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 단발성이 아닌 꽤 오랜 기간 불법 행위를 한 부분이 충격으로 다가온다. 두산 관계자는 “2군에서 신인 대상으로 매 번 교육을 진행한다. 선수들이 입단 시 서약서도 작성한다”며 “그런 와중에 개인적인 채무 관계까지 불거지며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단 정현욱은 지난 14일 오전 구단 관계자와 함께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스포츠토토 참여 사실을 시인한 그는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영 역시 조만간 경찰 출석이 예상된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두산 구단은 선처 없는 대응을 예고했다. 위의 관계자는 “다들 아시다시피 선수와 구단 임직원은 토토를 할 수 없다. 정현욱은 사행성 토토도 한 것으로 보인다”며 “KBO 징계 결과가 나오면 구단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징계를 내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종합했을 때 방출이 유력하다.

[정현욱(첫 번째), 2018년 승부조작 제의 자진신고로 클린베이스볼상을 수상한 이영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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