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응답하라'서 '그 시절 우리가 살아있구나' 느꼈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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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 드라마 '메디컬 탑팀' 속 간호사의 삶이 마무리되자, 이번엔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 속 사채업자 딸로의 인생이 시작됐다. 작품 수만 6개. 배우 이희진의 2013년은 한 명의 배우가 이토록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숨 가쁜 한 해였다. 최근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희진은 배우라는 새로운 일이 만들어준 변화에 대해 털어놨다.

"2013년 작품을 많이 했지만, 일부러 '촘촘하게 해야지'라고 계획했던 건 아니에요. 운이 좋았던 거죠.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새로운 역할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니. 1년 동안 그렇게 다양한 역할을 하기가 싶지 않은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운이 정말 좋았어요."

사극 속 황후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가수, 발랄한 음악선생님까지. 무려 6개의 작품을 소화한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희진은 가장 힘들었던 경험으로 MBC 드라마 '마의'를, 아쉬운 기억으로 '메디컬 탑팀'을 꼽았다.

"좋은 말을 해준 분도 많았지만 '마의'는 아찔한 경험이었어요. 중간에 출연을 하다 보니 모든 출연자들이 익숙해진 톤이 있더라고요. 이병훈 감독님은 차근차근 저에게 호흡법을 알려주셨지만, 사극 속에서 저 혼자 2000년대를 사는 것 같아 고민도 컸어요. 지나고 보니 짧게나마 사극에 도전했다는 게 큰 경험이지만, 잘되는 작품에 폐를 끼칠까 죄송한 마음이 컸죠. 그리고 '메디컬 탑팀'은 아쉬운 작품이에요. 작품을 위해 배우들이 오랜 시간 수술 현장에서 교육을 받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모두들 공부한 것에 비해 결과가 좋지는 않았잖아요. 마음이 많이 아프죠.“

이희진은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하나하나 꼽으며 그 속에서 스스로 느낀 부족한 부분들을 짚어갔다.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한 것만 벌써 4년.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타이틀에 어깨를 움츠렸던 이희진도 이제 서서히 자신감을 가질 법 하건만, 여전히 그녀는 "단 한 번도 '저번보다 내가 나아졌네'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스스로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했다.

"'깍쟁이 같다', '세 보인다', '걸그룹 출신인데 주인공만 하려고 하겠지'라는 사람들의 말…처음엔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란 말도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저 또한 결국 제가 안 될 거라 생각했으니깐요. 그래서 더더욱 매 번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가능성을 보이고 싶었으니깐. 사실 베이비복스 땐 30대에도 제가 연예인을 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 제가 '이 일을 평생 할 수도 있겠다'고 처음 생각한 게 뮤지컬을 통해 연기를 접하면서부터 였거든요. 물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촬영장으로 향할 때는 미치겠고, 죽으러 가는 기분까지도 드는데, 막상 연기를 하면 순간 느끼는 짜릿함이 있어요. 그것 때문에 계속 연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스스로와 싸워가며, 또 즐겨가며 연기자로 제 2의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는 이희진은 올해로 데뷔 16년차를 맞이했다. 그녀 또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4'를 통해 추억되고 있는 아이돌 전성시대의 일원이다. "'응답하라'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부쩍 예전 생각이 많아졌다"는 이희진은 작품에 대한 고마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 시절 함께 했지만 지금은 활동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응답하라'에 고마운 건 작품이 그 때 친구들까지 함께 되살려주는 것 같아요. '우리가 여전히 살아있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요즘 보면 그 때 친구들이 다시 한 번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문희준, 은지원…여전히 끼를 선보이는 이들을 보면 괜히 방송을 보다가도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그래요. 다들 지금처럼 오래오래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오래오래 같이.”

끝으로 이희진은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베이비복스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직접 본 건 아닌데 (간)미연이랑 (심)은진이가 얼마 전에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돌직구를 던졌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예전에는 쑥스러움이 많아 조용하기만 하던 미연이였는데, 이제 방송이나 곤란한 얘기도 편하게 대하는 걸 보면서 참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조금은 다른 얘기인데 그래서 한 번 쯤은 그 시대의 친구들이 모두 모여서 토크를 하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너 얘 좋아했었지?' 같은. 이젠 정말 모두에게 아무렇지 않은 얘기가 됐으니깐요."

[배우 이희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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