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하지 않는 류현진 "구속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구속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류현진(LA 다저스)이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17시즌은 의미 있는 한 해였다. 2015년과 2016년 수술과 긴 재활터널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복귀한 원년이다. 류현진은 "팔이나 몸 상태에 문제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른 것에 감사하다. 100점을 줘도 될 정도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팔과 어깨를 완벽하게 회복했다. 그러나 2013년~2014년에 비해 패스트볼 구속이 조금 떨어졌다. 본래 메이저리그서는 강속구 투수로 분류되지 못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서 살아남기 위해 신무기들을 잇따라 장착했다.

대표적인 게 컷패스트볼이다. 류현진은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에 슬라이더를 섞었지만, 슬라이더 비중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왼손 타자들에게 간혹 컷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재미를 봤다. 물론 제구력은 완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매뉴를 장착한 것 자체의 의미가 있었다. 그만큼 타자 입장에서 류현진에 대한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겨줬기 때문.

류현진은 "컷패스트볼은 비디오영상을 보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 생각보다 잘 됐다"라고 했다. 심지어 그는 "시즌 막판, 그리고 포스트시즌 기간에 불펜에서 투심패스트볼까지 연습했다"라고 털어놨다.

류현진은 시즌 막판부터 투심패스트볼을 간혹 던졌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는 예상대로 두꺼운 팀 내 경쟁을 뚫지 못하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LA 다저스의 전 경기에 함께 하면서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했다. 투수들이 갑자기 다칠 것에 대비, 엔트리 등록 가능성을 기대했다.

그냥 동행한 게 아니라 투심패스트볼울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결국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지만, 투심을 성공적으로 장착한다면 향후 메이저리그서 류현진에겐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한화 시절부터 류현진의 구종 습득력은 빼어났다. 구대성에게 배운 체인지업으로 KBO리그를 평정한 일화는 유명하다. 메이저리거 꿈을 이루고, 재기를 한 이후에도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류현진에게 구종 개발은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자 승부수다. 그는 그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안다. "구속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류현진. 사진 = 인천공항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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