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충전' kt 주권 "지금은 자신감 회복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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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자신감을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주권(22, kt 위즈)은 지난해 생애 첫 완봉승을 포함 6승 8패 평균자책점 5.10을 남기며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자질을 입증했다. 김진욱 kt 감독도 향상된 기량, 축적된 경험 등을 높이 사며 그를 일찌감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당초 kt는 로치-정대현-피어밴드-주권-고영표 순의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토종 선수 중에는 사실상 주권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주권의 프로 3번째 시즌은 힘겹기만 하다. 시즌 성적은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11.40. 첫 등판이었던 4일 수원 두산전 4이닝 2실점 이후 11일 고척 넥센전 4⅓이닝 9실점, 16일 잠실 LG전 1이닝 5실점으로 연달아 무너졌다. 김 감독은 결국 면담을 통해 17일 주권의 불펜행을 결정했다. “불펜에서 짧은 이닝을 강하게 던지면서 컨디션을 찾아야 한다”라는 게 김 감독의 바람이었다.

지난 주말 한화 3연전이 열렸던 수원에서 만난 주권은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져보자는 마음으로 시즌을 출발했는데 자꾸 맞으면서 자신감이 하락했다. 열심히 던지는데도 공략당하다보니 생각이 많아졌다”라고 최근 부진을 되돌아봤다.

다행히 주권의 첫 불펜 등판은 희망적이었다. 지난 20일 수원 KIA전에 일찍 무너진 선발투수 정대현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친 것. 이는 지난해 5월 5일 이후 무려 350일만의 구원 등판이었다. 주권은 140km의 힘 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포크볼, 체인지업을 곁들이며 수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주권은 “직구 위주로 자신감을 갖고 힘 있게 던졌다”라며 “원래 몸이 늦게 풀리는 스타일이다. 대략 1년만의 구원 등판이었지만 미리 불펜에서 몸을 확실히 풀어놓은 상태였다. 오히려 마운드에 올라가니 불펜에서보다 구위가 더 좋아졌다”라고 시즌 첫 구원 등판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불펜 등판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주변에서 그래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 등판이었던 23일 수원 한화전서 다시 2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2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주권은 지금 이 순간을 “자신감을 회복하는 시간”이라고 정의 내렸다. “지난해 활약 때문에 올해는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결국은 심리적인 문제다. 자신감과 여유가 필요하다. 자신감만 회복한다면 구위도 자연스레 올라갈 것으로 본다”라는 게 주권의 관점.

주권은 끝으로 “언제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를 진 모르겠다. 다만, 내가 지금 처한 현실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감독님도 다시 원래의 로테이션으로 불러주실 것 같다”라고 재기를 다짐했다.

22살의 주권은 향후 kt 선발진을 이끌 에이스로 성장해야 한다. 김 감독 역시 “어린 선수라 아직은 성장하는 과정이다. 실패가 나와도 그대로 받아들일 줄만 알면 된다”라고 초반 그의 부진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했다. 익산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뒤 다시 1군 선발 마운드에 오를 주권의 모습에 기대가 모아진다.

[주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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