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 홈런' 박병호 쾌조의 스타트, 올해는 다를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병호(미네소타)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박병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젯블루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범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25일 탬파베이와의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시범경기서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건 의미가 있다. 올 시즌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도전 첫 시즌과는 달리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신분이다. 마이너리거다. 그만큼 미네소타 벤치가 박병호를 주목한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첫 시즌은 용두사미였다. 특유의 파워를 앞세워 홈런 생산능력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정확성이 너무 떨어졌다. 특히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볼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선구안이 크게 흔들렸다. 결국 슬럼프에 빠졌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손 부상까지 겹치며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박병호는 올 시즌 타격폼 수정을 선언했다. 일단 건강을 회복했다. 그리고 빠른 볼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 준비과정을 간결하게 다듬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변화다. 타격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야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적응할 수 있다고 봤다.

출발은 좋다. 25일 개막전서 2루타와 단타 1개씩을 뽑아냈다.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그리고 이날 시범경기 첫 홈런을 때렸다. 좌완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낮은 패스트볼을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빠른 볼을 중월홈런으로 연결한 건 그만큼 정확하고 빠르게 반응했다는 의미다.

두 번째 타석 희생플라이도 인상적이었다. 우완 타일러 쏜더버그를 상대로 볼카운트 2S서 커브를 가볍게 받아쳐 중견수 뜬공을 생산했다. 유인구성 변화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한 게 좋았다. 미네소타 대량득점의 시발점이었다. 이후 박병호는 5회초 선두타자로 한 타석을 더 소화한 뒤 교체됐다. 3루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방망이가 늦게 나간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박병호가 올 시즌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지난 시즌보다 절박한 상황서 출발이 좋다. 미네소타 코칭스태프와 구단에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만 1개월이 넘는 일정인데다 많은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특성이 있다. 박병호의 경쟁자 케니스 바르가스의 행보도 눈 여겨봐야 한다.

박병호로선 지금의 좋은 감각을 최대한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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