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인터뷰] '현대가 더비' 2골 차 리드 지키지 못한 울산...선두 수성 위기→홍명보 울산 감독 "오히려 좋아"

홍명보 울산 HD 감독/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와 울산 HD가 4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프로축구연맹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뒤에서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울산 HD는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4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울산은 전반 21분에 터진 이동경에 선제골로 앞서갔다. 상승세를 탄 울산은 전반 39분 김지현이 추가골까지 터트리며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동준이 헤더골로 만회골을 넣으며 전반전은 2-1로 종료됐다. 

후반전 초반부터 울산은 위기를 맞이했다. 조현우와 루빅손에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다행히 전북 티아고가 실축하며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후반 24분 문선민의 동점골이 나오면서 2-2가 됐다. 결국 울산 두 점 차 리드에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경기 후 홍명보 울산 감독은 "오랜만에 많은 관중들 앞에서 양 팀 다 좋은 경기했다고 생각이 든다. 우리 팀 입장에서는 앞서 나가다가 결과적으로는 비겼기 때문에 좀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오늘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저희가 준비한 대로 또 아주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다. 대표 선수들이 나가 있는 동안에 나머지 선수들이 자기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오늘 경기장에서 충분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전과 후반전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경기에 임했다. 전반전 초반에는 강한 압박으로 전북 선수들을 괴롭혔지만 후반전에는 상대적으로 라인을 내려 전북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홍 감독은 "이런 경기 같은 경우는 후반전 초반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다음에 후반에 어느 정도 선에서 우리가 라인을 유지할 건지 굉장히 중요한데 이른 실점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앞서고 있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뭔가 지키려고 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건 제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지금까지 라인을 내리지 말라고 그랬는데 오늘은 자연스럽게 조금 라인이 내려가다 보니까 미드필더에서 여유 있게 상대 수비수들이 볼을 전환하는 상황이 많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는 선수들 심리적인 부분이 작용한 것 같다. 좀 더 버텼으면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 시간에 실점을 했기 때문에 조금 아쉽다"고 덧붙였다.

전북 현대와 울산 HD가 4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프로축구연맹

울산은 후반전에 급기야 스리백을 사용했다. 장시영을 투입하면서 김민우를 뺐고, 이명재가 중앙 수비수로 이동해 황석호, 임종은과 호흡을 맞췄다. 홍감독은 "그렇게 준비를 했다. 선수들이 없을 때 임종은, 황석호 그리고 이명재는 어제 도착해서 오늘 바로 경기에 투입을 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그렇게 준비를 했었다"고 했다. 

울산은 이날 무승부로 인해 2승 2무 승점 8점으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31일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 광주FC, 포항 스틸러스, 김천 상무, 수원FC가 울산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만약 이 네 팀 중에 승리를 거두는 팀이 있다면 울산을 끌어내리고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홍명보 감독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 2년 동안 선두 자리에 오른 뒤 끝날 때까지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어려운 점이 많았다. 또 뒤에서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내일 경기를 봐야겠지만 그것이 크게 우리 팀 운영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울산은 올 시즌 상당히 많은 실점을 내주고 있다. 4경기에서 내준 실점이 7실점이다. K리그1에서 개막전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2실점 이상을 내주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경기에서 2실점을 허용했다. 

홍 감독은 "첫 번째 장면 역시 반대 크로스에서 올라온 상황이고, 두 번째도 사이드에서 크로스가 올라왔고, 결과적으로 사람을 놓쳤다. 오늘 수비 조합이 처음이었고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조직적인 문제가 있었다.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때마다 실점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실점 장면은 좋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새로운 포지션에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두둔했다. 

전주=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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